미국 바이오 기업 네오이뮨텍이 다음달 공모에 나선다. 신약개발 회사로 매출이 전무하지만 상장 시 시가총액 6000억원대를 제시했다. 증시 호황에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높게 형성되자 외국계 바이오 기업들이 국내 증시를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오이뮨텍은 다음달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한다. 작년 상장한 소마젠에 이은 외국계 기술특례 상장 2호다. 2014년 설립된 네오이뮨텍은 면역 항암 신약을 연구개발하는 회사다. 본사는 미국 동부 메릴랜드에 있지만 창업자가 한국인이며, 코스닥 상장사 제넥신이 최대주주로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회사 마크로젠의 미국 자회사였던 소마젠과 비슷한 사례다.
차이점은 유전체분석 사업으로 실적을 낸 소마젠과 달리 네오이뮨텍은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력 제품인 면역 항암제(NT-I7)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도 매출을 올리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네오이뮨텍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미래 가치를 산정해 상장 직후 예상 시가총액을 최대 6533억원으로 제시했다.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당장 실적을 내지 못하더라도 미래의 추정 순이익으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기업가치 산정에는 주가수익비율(PER) 평가방법을 사용했다. PER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주가가 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낸다.
네오이뮨텍은 종근당, 녹십자, 유한양행, 보령제약 등 네 곳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해 PER 평균 29.3배를 적용했다. 통상적으로 적용 PER이 정해지면 회사의 연 환산 당기순이익을 곱해 기업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네오이뮨텍은 지난해 적자를 냈고 올해도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회사 측은 2024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적용했다. 네오이뮨텍은 2023년 흑자전환하고 2024년 당기순이익 1205억원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해 기업가치를 1조612억원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38.4~48.1%의 할인율을 적용한 결과 상장 직후 5512억~6533억원의 시가총액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회사가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 이유는 내년부터 주요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수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네오이뮨텍은 머크, 로슈, 비엠에스(BMS) 같은 대형 제약사와 공동 임상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부터 해외 제약사에 기술이전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불투명한 미래 실적을 기반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비판도 제기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술특례 방식의 허점을 노려 실적이 전무한 바이오 회사를 미국에 세운 후 국내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회사들도 있다”며 “외국계 기업의 특례상장 조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를 자산으로 담은 리츠가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다. 글로벌 대체투자시장에서 인기 투자자산인 데이터센터가 리츠시장에서도 통할지 주목된다.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과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안에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에 간접투자하는 리츠를 상장할 계획이다. 이들은 최근 국토교통부에 미국 밴티지데이터센터가 보유한 12개 데이터센터에 투자한 펀드의 수익증권 중 일부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이지스하나글로벌)에 대한 영업인가를 신청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목표 공모규모는 약 1000억원이다.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본사를 둔 밴티지데이터센터는 북미와 유럽에서 다수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국내에 상장 예정인 리츠가 간접투자하는 데이터센터는 샌타클래라와 퀸시, 캐나다 퀘벡과 몬트리올 등 북미 지역에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해당 데이터센터를 임차하고 있다.이지스하나글로벌이 증시 입성에 성공하면 국내 상장리츠 종류는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선 사무용 빌딩과 유통기업들의 상업용 빌딩을 담은 리츠가 대부분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아파트(이지스레지던스리츠), 주유소(코람코에너지리츠), 물류센터(ESR켄달스퀘어리츠) 등 새로운 자산을 담은 리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이미 인기 대체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데이터센터가 리츠시장에서도 얼마나 주목을 받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클라우드 수요의 가파른 증가세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성장하는 산업에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비슷한 이유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물류센터도 리츠로 증시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물류센터들을 자산으로 거느린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지난해 말 상장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시 호황으로 리츠가 오랫동안 소외된 가운데서도 공모가(5000원) 이상을 유지 중인 몇 안 되는 리츠다.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주관사로 KB증권 등 7개 증권사가 선정됐다. LG화학 배터리 사업 부문이 떨어져 나와 설립된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가치가 최대 100조원으로 평가받는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다.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모건스탠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 7개 증권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 중 KB증권은 국내 대표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외국계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지난달 1일 공식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21~22일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주관사 선정을 일찍 마무리하면서 IPO도 빠르게 추진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패스트트랙(신속 심사) 제도를 통해 이르면 오는 8월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상장 심사를 청구하면 한국거래소는 영업일 기준 45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통지하는데, 패스트트랙에 해당하는 기업은 20일로 줄여준다.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점도 IPO를 서두르는 이유다. IB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배터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조달하기 위해 IPO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는 50조~80조원으로 거론되며 일각에선 100조원까지도 보고 있다. 공모 금액만 10조~1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 2~3위 회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출범하며 2024년 매출 30조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3조원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외 임직원 수는 약 2만2000명이며 충북 오창, 미국 미시간주, 중국 신장·빈장,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배터리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현대중공업이 연내 상장을 추진한다. 기업공개(IPO)로 확보한 자금을 친환경 미래 사업에 투자해 세계 1위 조선사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현대중공업은 26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친환경 미래 선박 개발, 생산설비 구축 등에 향후 5년간 최대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금은 IPO를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IPO는 약 20% 규모의 신주 발행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대중공업은 곧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현대중공업은 조달한 자금을 수소·암모니아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 자율운항선박, 이중연료추진선박 등을 개발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연료전지 관련 회사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반도 마련한다.현대중공업이 서둘러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조선업황이 올 들어 오랜만에 회복세를 보이면서 ‘몸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작년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심한 수주 가뭄을 겪었지만 하반기 몰아치기 수주로 반전에 성공했다. 올해도 해운 호황으로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 업체인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을 지난해 대비 약 21% 증가한 238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예상했으며,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510만CGT의 선박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당분간 수주 회복과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설비 등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합병,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추진하면서 투자 여력이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현대중공업의 모회사는 그룹 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으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한국조선해양을 지배하고 그 밑에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거느린 형태다. 현대중공업이 상장하면 그룹 내 사업회사 중 현대삼호중공업만 비상장사로 남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2년께 현대삼호중공업의 IPO도 추진할 계획이다.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몸값을 약 5조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시가총액 4조2651억원), 대우조선해양(2조8968억원) 등과 비교해 추정한 것이다. 현대미포조선의 시가총액은 1조9032억원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불확실성 속에서는 기술만이 미래를 여는 유일한 열쇠”라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의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