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끈 주역은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업종이었다. 올해는 코스피지수가 3000대에 안착하면서 새로운 주도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7일 삼성증권은 7개 종목으로 대표되는 ‘VVIG(백신·밸류·이니셔티브·그린)’가 3000 시대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3000시대…"BBIG 대신 VVIG가 뜬다"
VV는 백신(Vaccine)과 가치(Value)를 의미한다. 올해 코로나19 백신의 등장으로 상승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그중에서 상대적으로 오르지 못한 기업들을 찾게 될 것으로 삼성증권은 내다봤다. 다만 단순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은 가치주가 아니라 성장성을 갖췄으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이 유망하다는 진단이다. SK이노베이션, 삼성물산, 기아차가 추천주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올 들어서만 주가가 38.15% 올랐다. 배터리 부문 저평가와 정유 업황 회복 기대가 동시에 겹친 덕이다. 삼성증권은 여전히 투자할 만하다고 봤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유 부문의 이익 회복은 본격화하지 않았다”며 “오는 2월 LG화학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그동안 주가를 짓눌렀던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지주사 가운데 저평가된 종목으로 꼽혔다. 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자회사 지분 가치가 저평가 상태란 분석이다.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 정책 강화 조짐도 관측된다. 기아차는 올해 연이은 신차 출시로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친환경차 플랫폼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IG는 각각 주도주(Initiative)와 친환경(Green)을 뜻한다. 주도주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1등 기업에 투자하란 얘기다. 반도체 빅사이클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자동차 전장 기업으로 업그레이드를 시도 중인 LG전자가 추천 종목으로 꼽혔다.

친환경 관련주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재차 주목받을 전망이다. 파리기후협약 재가입과 탄소중립 등 친환경 정책이 본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배터리 1위 기업인 LG화학과 미국 내 상업·가정용 태양광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한화솔루션이 대표 종목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