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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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6만원대에 올라섰다. 지난 9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영향이 컸다. 하지만 실적 발표 후 주가 움직임은 미미했다. 호재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증권업계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초 반도체 업황 회복 가능성이 높아졌고, 사업부문별로 골고루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는 게 근거다. 증시의 가장 큰 변수인 미국 대선도 누가 되든 삼성전자에 나쁠 게 없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6만원 돌파 후 여러차례 하락 반전했던 삼성전자가 ‘6만전자’ 오명을 벗을지 관심이다.

6만원대 재탈환한 삼성전자

삼성전자 '6만전자 굴욕' 벗어날 3가지 이유
삼성전자는 12일 1.17% 오른 6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6일 장중 6만13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달 29일 5만8200원으로 밀렸다. 글로벌 증시가 조정받으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한 영향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3% 넘게 오르고 있다.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58% 증가한 12조296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18년 3분기 이후 2년 만의 최대 분기 이익이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18.2%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하지만 발표 당일 주가는 차익 실현 물량으로 0.33% 빠졌다.

달라진 이익구조, 높아진 수익성

3분기 실적 발표 후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이익구조가 확연히 달라졌다. 3분기 실적은 세트사업(스마트폰+가전) 영업이익 비중이 전체의 50%까지 늘며 부품사업(반도체+디스플레이)과 균형을 맞췄다. 2분기 영업이익에서 세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그쳤다. 이 영향으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2분기 15.3%였던 영업이익률이 3분기 18.6%로 올랐다.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률은 2분기 9.4%에서 3분기 14.9%로 급등했다.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 점유율 확대에 따라 원가절감을 이룬 결과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황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이익 구조를 갖췄다”며 “3분기에는 가전·스마트폰이 효자였다면 4분기에는 디스플레이, 내년 상반기에는 반도체가 호실적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도 주가 강세를 설명하는 요인이다. D램 현물가격이 4분기 바닥을 찍고 내년 1분기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인터넷서버업체(IDC)들이 4분기 서버용 D램 주문량을 늘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3분기 초만 하더라도 이들 업체는 과잉 재고를 우려하며 주문을 대폭 줄였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내년 1분기 안정세에 접어들고 이후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실적 발표 후 분석 리포트를 내놓은 22개 증권사 대부분은 D램 가격이 내년 1분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美 대선 누가돼도 좋다

남은 변수는 미국 대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선 결과가 삼성전자 주가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누가 당선되든 삼성전자에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분쟁의 수혜주라는 게 중론이다. 중국에 대해 좀 더 강경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수혜 정도가 클 것으로 증권업계가 보는 이유다. 김동원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화웨이 제재 효과가 극대화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나 통신장비 부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바이든도 중국에 강경한 입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두 후보의 공약집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는 비슷했다. 바이든은 적극적인 경기부양을 공약하고 있다. 미국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송명섭 연구원은 “화웨이가 삼성 반도체를 쓰기 때문에 화웨이 제재가 악재라는 분석도 있지만 실제론 별 영향이 없다”며 “화웨이의 각 부문 시장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한 경쟁사들의 반도체 주문 증가가 화웨이 물량 감소분을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