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한경DB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한경DB
미국 증시의 정보기술(IT) 등 기업 주식에 9조원대를 투자해 미국 기술주의 급등세 배후로 지목된 소프트뱅크그룹 주식이 7일 급락세를 보였다.

소프트뱅크그룹 주가는 이날 일본 증시에서 7.2%가량 내려 약 2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하루 낙폭은 지난 3월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그러면서 소프트뱅크 그룹의 대규모 기술주 투자 소식이 손정의(孫正義) 회장이 생소한 영역에서 위험한 시도에 착수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고 풀이했다.

앞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경제매체 CNBC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그룹이 최근 IT 기업 주식들과 연계된 수십억달러 상당의 주식 옵션을 사들인 '나스닥의 고래(큰 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프트뱅크가 규제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봄에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테슬라 등의 주식을 거의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어치 사들였다.

저널은 소프트뱅크가 여기에 주식과 연동된 콜옵션(만기일이나 만기일 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살 권리)을 비슷한 액수만큼 매입했다며 이에 따른 익스포저(연관된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가 약 500억달러 규모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의 주식과 파생상품 매입 규모를 합치면 약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소프트뱅크그룹은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다만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 8월 상장 주식 거래를 위한 조직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비상장 스타트업 위주였던 종전 투자 방식에서 벗어난 형태다.

한편 미국 증시의 상승장을 이끌던 기술주는 지난 3일 하루에만 애플 주가가 8.01% 내리는 등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그룹의 투자 대상 종목 중 하나로 꼽히는 테슬라는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조만간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4일 지수위원회가 발표한 새 S&P500 종목 명단에서 빠져 추가 주가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