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이 대규모 해외 공급계약 소식에도 주가가 되레 하락했다. 헬스케어주 열풍에 단기 몰렸던 자금이 실적 호재가 드러나자 차익실현을 위해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보령제약은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대비 700원(0.99%) 내린 7만300원을 기록했다. 보령제약은 이날 장 시작 전 동남아 13개국에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글로벌 제약사 쥴릭파마에 현지 독점 판매권을 제공하는 계약으로, 총 규모는 1439억원에 달한다. 보령제약 측은 “내년부터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6개국에 15년 동안 카나브 1억2600만달러 어치를 공급한다”며 “나머지 7개국에 대한 허가 등 향후 계획은 별도 협의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주가는 대규모 호재에 장 초반부터 7만6000원에서 시작해 장중 사상 최고가인 8만1500원까지 치솟았지만 오후부터는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하락 반전했다. 김현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보령제약의 이번 공급계약이 분명한 실적 호재인데도 ‘팔자’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제약·바이오주 수급 상황이 워낙 단기적으로 움직이는 투기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제훈 이베스트증권 선임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들이 미래 성장 기대심리로 단기 급등했다”며 “앞으로 실적 발표에 따라 옥석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