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증권업계 임원들이 대폭 물갈이됐다.

지난달 23일부터 31일 증권사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만료된 53명의 이사가
퇴임하고 63명의 이사가 새로 선임됐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지역본부장을 비롯한 임기만료 임원들이 무더기로
물러났다.

사장중에는 업계 최장수(24년) 기록을 세우고 있는 한진투자증권 송영균
사장이 고문으로 옮기는 등 4명이 퇴임했다.

영업부진 탓인지 이날 주총에서 선물을 준비한 회사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증권감독원 국장급들이 금융감독기관 통합 움직임에 앞서 감사로 대거
진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3일 산업증권이 임기만료된 임원 5명을 모두 퇴임시킨데 이어
이날 일은 대신 한일 대우증권 등도 임기만료된 임원 3~4명을 퇴임시켰다.

일은증권은 이주찬 사장을 포함, 고덕영 전무 유재웅 상무 윤석만 상무 등
4명을 퇴임시키고 이세선 제일은행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3명을
신임이사로 선임했다.

대신증권도 3명을 퇴임시키고 1명을 선임했고 한일증권은 김규현 이사,
김종태 이사를 홍권석 한일은행 본부장으로 교체했다.

모두 임원을 1명씩 줄여 감량경영에 들어간 것이다.

대신증권 이경행 이사와 김병남 이사, 한진증권의 오윤상 이사는 서울 강남
또는 강서지역의 본부장을 맡아와 증시 침체의 희생양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사장 중에는 한진투자증권 송영균 동원증권 장규진 한화증권 박두용
일은증권 이주찬 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한진 송사장은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4남인 조정호(40)씨에게 지휘봉을
넘겨주었다.

24년 사장을 맡아 직업이 "사장"인 송사장은 앞으로 한진투자증권 고문으로
남아 경영자문을 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는 송사장에 이어 대유증권 배창모 사장(17년) 대우증권 김창희
사장(16년)이 장수하고 있어 최고기록을 깰지 관심을 보였다.

김재룡 부사장에게 바통을 넘겨준 한화증권 박사장은 그룹부회장으로
프로야구단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김사장은 증권감독원 출신으로 지난 87년3월 한화증권(당시 제일증권)
에 몸담았다가 93년부터 지난해말까지 아태인포서브 회장으로 잠시 자리를
옮긴후 지난해말부터 한화종금에 복귀했다.

김사장은 한화종금의 경영권 방어전략에 은밀히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감독원 국장급 간부들이 증권사 감사로 대거 진출한 것도 특징
이었다.

지난 28일 동방페레그린증권 주주총회에서 장영 전 증감원 심의위원보가
감사로 선임된데 이어 이날 김정성 최명희 부장검사역이 각각 대우 동서증권
감사로, 김구웅 분쟁조정국장이 보람증권 감사로 선임됐다.

동방의 장감사는 지난해 6월 백원구 원장 수뢰사건 당시 임원으로서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으며 대우 김감사와 동서 최감사는 당시 기업등록국장
검사4국장(현 조사1국장) 자리를 물러나 1년여간 보직없이 지내왔었다.

보람의 김국장은 증감원에서 10년이상 국장직을 맡아와 후진들을 위해
용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째 대규모 적자를 내 이번 정기주총에는 주주들의 질책이 거셀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차분한 가운데 대부분의 주총이 마감.

한 증권사 임원은 "경영실적이 나빠 주주들에 대한 대접이 소홀했지만
최근 증권주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시황이 호전되고 있는 점을 들어 주주들을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고 해석.

또 의외로 일반주주의 참석률이 저조했는데 이에 대해 "주말을 주총일로
잡은데다 증권사들이 선물을 마련하지 않아 주주들의 관심이 적었다"는
색다른 분석도 대두.

<>.주총때면 약방에 감초격으로 등장하는 총회꾼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
행사관계자들이 안도의 한숨의 내쉬기도.

하지만 S증권 주총장에는 어김없이 총회꾼 서너명이 나타나 금품을 요구,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O증권사 직원들이 실력행사(?)로 이들의 입장을 원천봉쇄, 주총을
무사히 끝낼수 있었다고.

<>.지난해 최대규모의 적자를 낸 D증권 주총에서는 주주들이 매서운 발언에
나서기도.

한 주주는 타 회사보다 적자규모가 컸다며 "선물거래손실이 75억원에 달하는
것을 보더라도 적자 이유가 증시 침체만은 아니다"며 구조적인 문제점을
조목조목 추궁.

이에 대해 회사측은 "새 영업연도에 들어선 5월까지 50억원 이상의 이익을
냈으며 올해는 기필코 흑자경영을 달성하겠다"고 다짐.


[[[ 증권사 주주총회 결과 ]]]

< 회사명 > < 주총일 > < 신임 > < 퇴임 >

교보 5.30 이진무 상무 권경현 상무
허륭 (이사)

쌍용투자 5.31 조정환 이사 박원훈 이사
권영진 이사
이병호 이사

동원 5.31 김정태 사장 장규진 사장
조영현 상무 김병포 이사
김만규 감사 이경덕 이사
오성근 이사 임병창 이사
신정호 이사
김남구 이사
이종팔 이사
박현주 이사

대신 5.31 김경환 이사 이경행 이사
안석구 이사
김병남 이사

대우 5.31 김서진 부사장 이기식 부사장
이중구 이사 오호수 부사장
손복조 이사 윤성문 전무
김정성 감사 엄기호 전무
신동선 이사
윤영석 이사
김태웅 감사

한진투자 5.31 조정호 사장 송영균 사장
유인채 부사장
한대길 전무
이경호 상무

LG 5.31 정충교 전무 이창완 상무
구자열 전무
김계철 상무
김용언 이사

부국 5.31 하천두 전무
박창규 이사
홍주도 감사

신한 5.28 김형진 이사 신현석 부회장
김상권 이사

대유 5.31 이종훈 이사

보람 5.31 이우용 부사장 최일섭 감사

현대 5.31 유종훈 이사 고웅상 이사
권순석 이사
이찬욱 이사
박철재 이사

고려 5.31 이병환 이사 김광 감사
장경태 감사 유형렬 전무(사임)

한일 5.31 홍권석 상무 김규현 회장
박영치 감사 김종태 상무
신영규 감사

동서 5.31 임조홍 전무
홍승훈 상무
박종완 이사
최명희 감사

한화 5.31 김재룡 사장 박두용 사장
조규하 이사 김창근 전무(사임)
차흥식 이사
최광범 이사

유화 5.31 이덕용 이사

동양 5.31 김재석 이사 홍은기 부회장
김영철 이사
안희관 이사
이택하 이사
유준렬 이사

선경 5.31 고영철 이사
조민호 이사

한국산업 5.23 임병락 전무 김문곤 전무
이상구 상무 우종보 전무
신태수 감사 정점식 전무
남상명 상무
임영식 감사

조흥 5.31 노춘식 이사 황인철 전무
배종광 상무

동아 5.31 오연주 이사 김재회 이사

일은 5.31 이세선 사장 이주찬 사장
주영훈 상무 고영덕 전무
정규성 이사 유재웅 상무
윤석만 상무

삼성 5.31 김현곤 사장
오명훈 이사
백숙기 이사

동방페레 5.29 조강본 전무
장영 감사
워런디 얼드리지 부사장

* 상임 및 등기임원에 한해 작성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