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3개 깨" 이수영, 눈물의 정규 컴백…'의리파' 박경림 지원사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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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17일 정규 10집 발매
13년 만 정식 컴백에 '눈물'
"온전히 내 목소리에 집중"
"노래는 나의 행복…숨 쉬게 했다"
13년 만 정식 컴백에 '눈물'
"온전히 내 목소리에 집중"
"노래는 나의 행복…숨 쉬게 했다"
![가수 이수영 /사진=변성현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205/03.30002860.1.jpg)
이수영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정규 10집 '소리(SORY)'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진행은 이수영의 '절친'인 MC 박경림이 맡았다.
이수영의 정규앨범 발매는 무려 13년 만이다. 무대에 오른 이수영은 감격한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박경림이 "이 세상에 슬픈 일이 얼마나 많은데"라며 재치 있게 이수영을 달랬다.
"반갑습니다. 이수영입니다."
인사를 건넨 이수영은 결국 왈칵 눈물을 쏟았다. 박경림은 "기쁨의 눈물일 것"이라면서 "저랑 안 울기로 약속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소리'는 오래도록 기다려준 이들에 대한 미안한(Sorry) 감정을 목소리(Voice)에 실어 풀어낸 앨범이다.
이수영은 "이전의 음반들은 노래를 잘하려고 집중했던 것 같다. 그걸 요구받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음반은 온전히 내 목소리가 어떤 목소리였는지를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소리라는 것에 집중해보자고 했다. 나의 소리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소리를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혼자 생각하는 나만의 소리가 아니라 내 주변에서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의 소리까지도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나도 꽤 힘든 여정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스스로에 대한 미안함, 가수로서 오래 쉴 수밖에 없었던 미안함, 특히나 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절로 담겼다"고 덧붙였다.
!["적금 3개 깨" 이수영, 눈물의 정규 컴백…'의리파' 박경림 지원사격 [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2205/03.30002669.1.jpg)
앨범 준비에 걸린 시간은 3년. 이수영은 "곡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면서 "훨씬 빨리 나올 수 있었지만, 곡을 주시는 분들에게 자연스럽게 곡이 나올 수 있도록 기다렸다. 그렇게 8곡을 받고 추려내는 과정이 굉장히 길었다"고 말했다. 또 "요즘은 악기 세션을 이 정도로 하지 않는데 정말 쏟아부었다. 믹싱, 마스터링까지 한 달 반이 걸렸다"고도 했다.
정규 형태의 앨범을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이수영은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 정규앨범을 내는 게 힘들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13년 동안 날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아졌을 거라는 두려움도 컸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소속사 백승학 대표님이 강력하게 10집을 꼭 내야만 한다며 큰 힘을 주셨다. 또 대표님의 사모님이 나의 '찐 팬'이다. 무대 앞에 깔아놓은 꽃도 직접 해주신 거다. 팬의 도움으로 10집을 냈다"며 웃었다.
정규 10집 '소리'에는 타이틀곡 '천왕성'을 비롯해 '작은 빗방울이 네 손끝에', '사월에게', '덧', '방문을 닫고', '알아가려 해', '너 같은 사람', '레인보우(Rainbow)'까지 '발라드 여제' 이수영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총 8곡이 수록됐다.
앞서 리메이크 앨범 'Masque'와 'No.21'에서 호흡을 맞춘 프로듀서 권영찬이 프로듀싱했으며, 국내 최고의 세션 홍준호, 신석철, 나원주가 연주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 밖에도 가수 안예은을 비롯해 김이나, 권순관, 정동환, 헨(HEN), 이진아, 김희원, Mogwa.c, 프롬, 박인영 등 실력파 작사가 및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이수영은 "도와주는 분들이 많았다. 현존하는 최고의 젊은 뮤지션들이 저의 부족한 부분들을 너무 잘 채워줬다. 난 무기가 목소리인지라 녹음실에서 그냥 즐겁게 녹음했다. 오랜만에 녹음실에서 녹음하니 그 자체로도 신났다"면서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지금의 뮤지션 후배님들, 동료분들을 믿고 잘 따랐다"고 전했다.
!["적금 3개 깨" 이수영, 눈물의 정규 컴백…'의리파' 박경림 지원사격 [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2205/03.30002859.1.jpg)
태양과도 같은 특별한 존재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와는 아주 멀찍이 떨어져 있어 찰나의 순간에만 닿게 되는 애절함을 천왕성에 빗댄 곡이다. 6/8박자 특유의 멋과 우리 가락이 느껴지는 구성, 서양악기와의 조화로운 편곡에 이수영의 애틋한 음색이 더해졌다.
이수영은 "안예은 씨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아티스트다. 10집을 만들 때 어떻게든 안예은 씨한테 곡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처음 데모를 들었을 때 내 머릿속과 마음에 들어갔다가 나온 줄 알았다. 정확히 원하는 걸 표현해줬다. 무엇보다 '천왕성'이라는 가사가 나라는 사람을 얘기해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천왕성'이 얼음 행성이고 멀리 떨어져 있어서 행성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존재감이 미미했는데, 혼자서 꾸준히 그 자리에 있었더니 누군가 알아봐 줬다고, 한기가 느껴지는 삶 속에서 구원해줄 누군가를 찾고 있고, 영원히 기다리겠다는 내용이다. 내가 힘들었던 시절에 옆에 있었나 싶은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천왕성'에는 안예은의 감성과 이수영 표 오리엔탈 발라드의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그간 독창적인 음악색을 보여온 안예은의 색깔이 특히 짙다. 이수영은 "워낙 색채가 강한 아티스트이지 않냐. 처음 데모 상태로 왔을 땐 이것보다 훨씬 더 (색이) 셌는데 권영찬 프로듀서가 편곡했다"면서 "보컬적으로는 멜로디가 주는 힘에 따라 움직이면 됐다. 워낙 멜로디가 좋고, 편곡이 그 멜로디를 힘 있게 받쳐줘서 난 그 위에서 잘 놀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곡은 사운드가 좋은 스피커로 들으면 아주 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우주와 같은 사운드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적금 3개 깨" 이수영, 눈물의 정규 컴백…'의리파' 박경림 지원사격 [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2205/03.30002290.1.jpg)
예상치 못했던 13년이라는 긴 공백을 거쳐온 이수영은 "13년 동안 '가수를 그만둘까'라는 생각을 안 해봤겠냐. 수도 없이 했다"면서 "13년간 단 한 번도 음반을 내려고 노력하지 않은 적 없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계속 잘되지 않았다. 기회라는 게 항상 있는 게 아니더라"고 고백했다.
그는 "지금의 회사를 5년 전에 만났고, 그때부터 내가 버는 돈의 일부분을 떼서 적금을 들었다. 한동안은 0원일 때도 있었다. 내가 음반 낸다고 누가 돈을 주지 않을 것 같기도 했고, 또 빚지고 싶지 않았다"면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 나가면서 버텼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5년간 착실하게 든 적금으로 제작비를 만들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적금 3개를 깼다"며 웃었다.
끝으로 이수영은 "노래는 내게 행복"이라고 정의했다. "노래가 절 숨 쉬게 했죠. 처음 녹음하는 날 녹음실에 들어가서 목을 푸는데 피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확 순환되는 느낌이었어요."
!["적금 3개 깨" 이수영, 눈물의 정규 컴백…'의리파' 박경림 지원사격 [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2205/03.30002593.1.jpg)
!["적금 3개 깨" 이수영, 눈물의 정규 컴백…'의리파' 박경림 지원사격 [종합]](https://img.hankyung.com/photo/202205/03.30002292.1.jpg)
이수영의 정규 10집 '소리'는 이날 오후 6시에 공개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