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에서 퇴근길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에서 퇴근길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전국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됐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교통비가 10%나 오르면서 1998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올해도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대부분이 올해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이미 결정했거나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서울은 8년 만에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는 4월 인상을 목표로 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상 폭은 300∼400원가량이다. 현재 서울 대중교통 일반요금은 카드 기준 시내버스 1200원, 지하철 1250원이다. 인상이 확정되면 4월부터 버스는 1500~1600원, 지하철 1550~1650원이다.

택시는 다음 달 1일 오전 4시부터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는 안이 이미 확정됐다. 기본거리도 현재의 2㎞에서 1.6㎞로 줄어든다. 모범·대형택시는 3㎞당 요금이 6500원에서 7000원으로 오른다.

서울 대중교통 요금이 오르면서 다른 지역도 인상할 태세다. 인천은 서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하철·버스 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과 울산도 버스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고, 부산과 전남, 대구 등 다른 시도 동향을 지켜보며 인상 검토에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택시 요금은 대구가 이달부터 3300원에서 4000원으로 기본요금을 올렸고, 대전도 3300원 기본요금을 상반기 중 인상한다. 경기, 경남, 경북, 전남, 전북, 충북, 제주 등은 택시 요금 인상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거나 올해 중 인상 여부를 검토한다.

지난해에도 교통비는 10%가량 올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작년 교통비는 1년 전보다 9.7% 올라 외환위기 여파가 지속된 1998년(16.8%) 이후 24년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따.

교통비는 승용차 구입비 등 운송장비 항목, 기름값 등 개인운송장비 운영 항목, 버스·지하철·택시·항공요금 등 운송서비스 항목으로 구성된다. 작년에는 유가 상승으로 이중 개인운송장비 운영 항목이 15.9% 올라 교통비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개인운송장비 연료·윤활유가 20.4% 상승했는데, 고유가 영향으로 보인다. 운송장비는 3.6%, 운송서비스는 2.2% 각각 올라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올해 유가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개인운송장비 운영 항목은 작년만큼은 오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이 줄줄이 오르면서 작년 2%대에 그쳤던 운송서비스 항목 물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는 고유가로, 올해는 공공요금 인상으로 교통비가 오를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