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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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 격차가 최근 4년 중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이 적은 가구의 부동산 자산은 계속 줄고, 자산이 많은 가구의 부동산 자산의 상승 폭은 더 커졌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부동산값 폭등의 여파로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신한은행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2 보통 사람 금융 생활 보고서'를 펴냈다. 지난해 9~10월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을 설문 조사한 것으로, 소득수준별 소비·지출 행태와 자산 분석 등이 담겨 있다.
코로나가 부른 양극화
지난해 20~64세 경제활동자의 월평균 총소득은 전년보다 15만원 증가한 493만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486만원)보다도 7만원 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다만 소득 양극화는 심화했다. 가구소득 하위 20%인 1구간 응답자의 월 평균 소득은 전년보다 2만원 감소한 181만원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가구소득 상위 20%인 5구간의 월평균 소득은 53만원 늘어난 948만원으로 확인됐다. 2018년~2020년 4.8배 수준에 머물렀던 두 계층의 소득 격차가 5.23배로 급격히 벌어졌다.

직업별 희비도 엇갈렸다. 지난해 정규직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478만원)보다 7만원 늘어난 485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임금근로자의 소득은 2년 연속 감소해 각각 482만원, 337만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업종이 타격을 받으면서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 불안정한 직업군의 소득이 줄었다.

지난해 자영업자의 월평균 매출은 2445만원으로 전년보다 9.8%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는 28% 급감했다. 신한은행은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떨어져도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경영 상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업을 유지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거리두기와 영업 규제 등으로 사업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이 키운 빈부격차
부동산은 양극화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각 가구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 규모는 평균 4억1386만원으로 전년보다 21.1% 급증했다. 지난 4년 중 최대 규모다. 전체 자산 가운데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해 79.9%를 기록했다.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산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고 신한은행 측은 설명했다.

부익부 빈익빈도 심해졌다. 총자산 기준으로 하위 20%인 1구간의 부동산 자산은 2018년부터 3년간 약 30%(213만원) 감소해 49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상위 20%인 5구간 응답자의 부동산 자산은 같은 기간 8억8138만원에서 12억2767만원으로 약 39.2% 증가했다. 두 계층의 부동산 자산 격차는 125배에서 251배로 확 벌어졌다.

부동산은 삶의 질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삶의 질이 '최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평균 7억6119만원으로 '최하'라고 답한 사람들(2억8598만원)보다 3억6690만원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30세대들은 대출 부담을 안고서라도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주택 구입자 중 2030세대 비중은 41.1%로 가장 많았다. 이들이 매입한 주택의 평균 가격은 전년보다 3352만원 오른 3억6446만원이었다. 주택을 사기 위해 받은 대출 금액은 이보다 더 많은 4995만원(1억1765만원→1억6720만원) 증가했다. 이들의 대출액 평균은 1억6720만원으로 월평균 80만원씩 17.4년간 상환해야 한다.
늘어난 보복소비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소비 방식도 바꿨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3명 중 1명(32.5%)은 '예정에 없이 갑작스레 지출한 목돈이 전년보다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26.8%는 '코로나19로 못했던 활동에 대한 보상'이라고 답했고, 20.8%는 '자신을 위한 선물과 투자'라고 했다.

20대는 미용과 명품 구입, 골프·헬스 회원권 구입을 위한 지출이 많았다. 30대는 국내 숙박과 실내용 취미 용품 구입을 위한 지출이 주를 이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여행 수요와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하는 '보복 소비'가 증가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2030세대의 6.4%는 평균 41세에 은퇴를 희망하는 '파이어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381만원으로 또래(358만원)보다 23만원 많다. 이들은 소비를 줄이고 계획적인 투자로 미래 준비에 적극적인 경향을 보인다.

24~64세 경제활동자들은 은퇴 후 여유로운 생활을 위해서는 41.5세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은퇴와 노후가 준비돼 있다고 답한 40대는 15.3%에 그쳤다. 가족을 부양해야 해서 노후 준비를 미처 하지 못했다는 응답자가 57.0%로 가장 많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