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서 전기자동차를 판매할 때 배터리 성능을 과장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테슬라코리아에 1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4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테슬라코리아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에 대해 1년6개월가량의 조사를 마치고 최근 테슬라코리아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날씨가 추울 때 배터리 성능이 떨어져 전기차 주행거리가 40% 가까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공정위의 결론이다.

공정위는 테슬라코리아에 1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추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표시광고법 위반 과징금은 관련 매출의 최대 2%다. 지난해 테슬라코리아의 매출은 1조1000여억원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모델3 등 주요 테슬라 전기차는 날씨가 추워지면 배터리 효율이 크게 떨어졌다. 모델3 롱레인지는 영하 7도 이하에선 주행거리가 38.8% 감소했다. 테슬라는 이 차종이 1회 충전 시 446.1㎞를 주행할 수 있다고 했는데 영하 7도 아래에선 273㎞에 그쳐 과장 광고를 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 등 따뜻한 지역에서의 평균 주행거리를 보편적인 주행거리인 것으로 소비자를 속였다고 봤다. 공정위는 테슬라가 온라인에서 차량 구매를 신청한 뒤 주문을 취소해도 수수료를 돌려주지 않은 혐의에 대해서도 과태료 부과 절차를 밟고 있다.

테슬라는 국내외 모든 전기차회사가 상온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광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정위 과징금 부과는 부당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