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안 사고 빌려 탄다…도로 위 렌트카 5년 새 2배 '껑충'
도로 위를 달리는 렌터카가 5년 새 두 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는 15% 늘어난 데 그쳤다. 자동차를 구매하기보다 빌려 타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장기 렌트, 차량 구독, 공유차 등 자동차를 빌려 타는 서비스가 다양해 지면서 ‘소유’에서 ‘공유’로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렌터카는 지난 5월말 90만4159대였다. 2014년 12월 말 45만9028대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렌터카 등록 업체는 959개에서 1080개로 121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렌터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반드시 내 차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장기 렌터카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1년 이상 자동차를 빌리면 장기 렌터카, 그 이하는 단기로 분류한다. 단기 렌터카는 개인이, 장기는 법인이 주고객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장기 렌터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렌탈에 따르면 2014년 3월 21.7%에 불과했던 개인 장기렌터카 고객 비중이 올 3월 38.9%로, 5년 새 17.2%포인트나 높아졌다.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건 2030 세대다. 장기 렌터카를 이용하는 개인 고객 가운데 20~30대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이들이 렌터카를 선택하는 이유로는 비용과 편리성이 꼽힌다. 예컨대 지난 6월 기준 현대자동차의 LF 소나타 2.0을 4년 할부로 구매하면 구입비, 세금, 보험료 등을 합해 4497만원이 든다. 반면 장기 렌트를 선택할 경우 비용이 4302만원으로 195만원 줄어든다. 중도 해약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장기 렌터카는 개인의 재산이나 대출로 잡히지 않는다. 주택 청약을 계획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자가용 보유가 청약 순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렌터카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교통 사고가 났을 때 보험 할증 등 불이익도 없다. 차량 보험 가입자가 렌터카 회사이기 때문이다. 또 렌터카는 차량 2·10부제에도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