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폐쇄된 1호기를 비롯한 월성 원전은 가압 중수로형 원자로를 쓰고 있다. 국내에 4기밖에 없다. 나머지 국내 원전은 모두 경수로형이다.

원자력발전은 물을 끓여 발생한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화력발전과 비슷한 구조다. 다만 석탄 등을 쓰는 화력발전과 달리 원전은 우라늄 등 핵물질 반응에서 발생한 열을 이용한다. 원전은 계속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중성자를 느리게 만드는 감속재(물)를 써야 한다. 어떤 물을 쓰느냐에 따라서 경수로형과 중수로형으로 나뉜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건설되는 원자로는 경수로형이다. 일반 물을 사용한다. 중수로형은 물 중에서 중수소와 산소로 이뤄진 ‘무거운 물’만 추출해 감속재와 냉각재로 쓴다.

중수로형은 중성자를 감속하는 성능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연료인 천연 우라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경수로형은 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한다. 천연 우라늄으로는 원하는 만큼 핵분열을 얻을 수 없어서다. 국내에선 경수로에 사용되는 핵연료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 우라늄 농축 권한이 없어서다.

경수로형 원자로의 연료를 교체할 때는 가동을 완전히 멈춰야 한다. 중수로형의 경우 매일 일정량의 천연 우라늄을 조금씩 교체하면 된다. 발전을 일시 중지할 필요 없이 365일 돌릴 수 있다.

중수로형 원자로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면 핵무기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에 원전을 짓는 계획을 추진할 때 중수로형은 처음부터 제외됐다.

김명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경수로형은 핵폐기물이 적게 나오는 장점이 있고 중수로형의 경우 중수탱크가 커 안정성이 높다”며 “경·중수로 간 특징이 다를 뿐 우열을 다툴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