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하·日 인상 준비…오락가락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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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 발언에도 정책 불확실성 커지면서 시장은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입니다.
증권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간밤 미국 증시 금리인하 영향에 상승 마감했는데요. 시간외거래에서는 낙폭을 크게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바라봐야 합니까?
<기자>
네. 매파와 비둘기파가 뒤섞인 연준의 금리정책 신호에 시장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대체로 연준이 '온건한 매파'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겠지만, 향후 인하 강도에 대해선 소극적일 것이라고 본 겁니다. 이 예측대로 연준은 내년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중간값인 3.4%로, 9월 전망과 같은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3.50%~3.75%)에서 보면 내년까지 한 차례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시장은 이번 금리인하 자체 보다는 금리 방향 불확실성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두고 12명의 위원들 중 3명이 다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0.50%포인트 인하를 주장했고, 다른 2명은 동결하자고 했습니다. FOMC에서 위원 3명이 이견을 낸 건 6년 만입니다. 투표권 없는 위원들까지 참여한 내년 전망에 대해선 7명이 동결을, 8명이 두 차례 인하 필요성을 제시하며 역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일축한 게 그나마 시장에 안정을 줬습니다. 여기에 미국 연준이 400억 달러 규모 단기채 매입 프로그램 가동하기로 하면서 미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가격 상승)했습니다
<앵커>
연준의 양적긴축(QT) 중단 이후 시작된 대규모 채권 매입이죠. 단기 유동성 경색을 풀기 위한 조치인가요?
<기자>
일단 연준은 경기 부양 목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은행들이 필요로 하는 지급준비금을 맞추기 위한 기술적 조치"라고 설명했는데요. 지난 2019년 연준이 양적긴축을 종료한 뒤 레포금리가 2%에서 10%까지 단기간 치솟은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는 걸 막기 위한 연준의 조치로 풀이됩니다.
실제 아직 미국의 단기 유동성 경색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상 연방정부 셧다운 이후 재정지출이 본격 재개되지 않았고, 금융기관 단기 자금조달 금리 SOFR 역시 이달 초 4%를 넘겼습니다. 여기에 미국 AI클라우드 기업 오라클 실적이 월가를 만족시키지 못 하면서 위험자산 기피심리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단기채 매입 규모를 기대 이상이라며 낙관적으로 평가합니다. 골드만삭스는 단기채 매입 금액이 자신들 예상치의 2배 수준이라며 내년 2분기 이 규모가 800억~1,000억 달러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시장이 연준의 더 큰 완화적 태도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다음주에는 일본중앙은행(BOJ)의 금리 결정이 남아있죠.
<기자>
네. 일본중앙은행은 다음주 18일부터 진행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죠.
문제는 일본이 금리인상 이후에도 추가로 세 차례 더 올릴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임금인상률 상승에 따른 물가 안정화를 위해 통화정책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겁니다. 다행히 이미 시장에 충분히 신호를 줬기 때문에 지난해 8월과 같은 대규모 엔캐리 청산 우려는 없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그럼에도 미국의 금리정책 혼선과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가 맞물리면서 우리 시장에 대한 근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 금리인하로 1,464.5원에 장을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지금 다시 1,472.6원(오후 1시 기준)으로 올라왔습니다.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축소된 가운데, 일본은 추가 인상 시나리오가 유력합니다. 반면 한국은행은 내년 1월에도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 정책이 엇갈리면서 글로벌 자금 이동 경로도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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