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이 근로자의 은퇴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을까. 만 55세를 넘어 퇴직연금을 수령하는 계좌를 보면 대부분이 일시금 방식(89.6%)을 택했고 연금을 택한 비율은 10.4%에 불과했다. 퇴직연금이 은퇴자에게 꾸준한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는 100만달러 이상 연금 적립금을 확보하고 은퇴하는 근로자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 근로자도 ‘연금 부자’로 은퇴하는 것이 가능할까. 국민연금에 20년 이상 가입한 사람의 평균 수령액은 월 110만원 수준이다. 이를 25년간 받는다고 가정하면 약 3억3000만원의 자산가치가 있다. 10억원을 목표로 한다면 나머지 6억7000만원을 더 준비해야 한다. 연수익률 7% 기준으로 매년 700만원씩 30년간 적립하면 가능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지난해 연 4637만원)이라면 매년 380만원 이상이 퇴직연금 계좌에 자동으로 적립된다. 부족한 320만원 정도만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을 통해 추가 적립하면 된다.
평균적인 가구의 근로소득 수준이라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IRP 포함)을 통해 은퇴자산 10억원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IRP와 연금저축을 합산해 연 900만원(연금저축 단독으로는 600만원)까지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를 최대한 활용하면 효율적인 연금자산 관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