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마이클 만'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
포럼-‘다시, 아시아영화의 길을 묻다’
30주년을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질주하는 듯하다. 올해 영화제에는 예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행사들, 포럼들, 토크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 행사들에 참여하는 게스트도 그 면면들이 엄청나다. 길예르모 델 토로, 지아장커 감독, 배우 밀라 요보비치, 줄리엣 비노쉬를 포함한 다양한 나라의 게스트들이 본인의 작품과 산업 관련한 행사들에 참여할 예정이다. 예매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이 행사들에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올해 부국제에서 추천하고 싶은 행사들이다.
1. 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우선 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를 언급하고 싶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는 넷플릭스의 부국제 공식 행사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는 세계적인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마스터 클래스와 특별 대담 세션으로 구성된 부국제와 넷플릭스의 콜라보 프로젝트다. 지난해에 비해 대거 확장된 스케일로 진행되는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프로그램은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연출한 길예르모 델 토로, 상반기 가장 큰 흥행을 기록한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넷플릭스의 전담 감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연상호 감독 등을 스피커로 한 네 개의 세션을 진행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과 연상호 감독의 대담이다. 장르 영화의 거장 델 토로 감독과 한국형 좀비 장르를 창조한 연상호 감독이 어떤 에너지를 나눌지 매우 기대되는 시간이 아닐 수 없다. 각자의 신작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 (델 토로)과 <얼굴> (연상호)에 대한 연출 비하인드, 제작 과정, 그리고 각자의 작품 해석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 올해 부산이 아니면 절대 목도 할 수 없는 조합인 것은 분명하다. 본 행사는 9월 20일 오후 한 시부터 동서대학교 컨벤션홀에서 개최된다.
연상호 감독의 영화 <얼굴>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
[영화 <얼굴> 메인 예고편]
2. 마스터 클래스
두 번째로 추천하고 싶은 행사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감독 마이클 만의 마스터 클래스다. 1943년생인 마이클 만은 미국 영화사에서 가장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감독 중 한명이다. 그의 대표작 <히트> (1996)는 현대 느와르 장르의 교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고 완벽한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영화는 장르적 언어에 갇히지 않는다. 장르의 언어와 관습을 넘어 그의 영화는 심오하고 우아하며 문학적이다. 로저 이버트 역시 <히트>에 쓰여진 대사들을 두고 “시적이고 웅장하다”고 극찬한 바 있다.
이러한 느와르의 음유시인, 마이클 만이 다음 주 부산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한다는 것은 현세대의 아니, 현재를 사는 한국인들에게 주어진 거대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세기의 마스터 클래스가 될 이번 이벤트는 9월 19일 동서대학교 민석소극장에서 열린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특별 행사는 포럼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지석영화연구소가 주최하는 포럼은 9월 18일부터 21일까지 영상산업센터에서 개최된다. 이번 포럼은 ‘다시, 아시아영화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현재의 아시아영화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과 트렌드를 분석할 예정이다. 화두도 그러하지만, 올해 참여 연사들이 흥미롭다. 중국의 아트하우스 영화를 대표하는 지아장커 감독과 한국 장르영화의 아이콘, 강윤성 감독, 올해 칸 영화제의 경쟁 섹션에 초청되고 부국제에서 상영되는 <르누아르>의 감독 하야카와 치에 등이 발제자로 참여한다.
네 개의 섹션 중에서도 지아장커 감독이 오프닝 연사로 행사의 포문을 여는 첫 번째 섹션, ‘연대를 꿈꾸는 아시아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이 섹션에서는 부상하고 있는 일본의 아트하우스 영화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 간의 글로벌 협업 현황을 분석하고 최근 국제영화제에서 연일 낙방하고 있는 한국영화의 현실을 대조해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 볼 것이다. 발제자로는 <한국이 싫어서>의 장건재 감독과 앞서 언급한 <르누아르>의 감독 하야카와 치에가 참여할 것이다. 산업관계자 뿐만이 아니라 한국영화와 아시아영화에 관심이 있는 모든 관객이 분명 만족할 만한 이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