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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마을] 게으름에서 탄생한 기업 유니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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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클로

    스기모토 다카시 지음 / 박세미 옮김
    한스미디어 / 544쪽│3만원
    [책마을] 게으름에서 탄생한 기업 유니클로
    도요타,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대부분은 1980년대 버블경제와 함께 성장했다. 유니클로는 다르다. 버블이 꺼지고 일본 경제가 침체기를 겪은 1990년대부터 본격 성장했다. 일본 거대 기업이 주춤할 동안 2010년, 2020년대에도 꾸준히 몸집을 키워 자라, H&M과 경쟁하는 세계 최고 의류 기업이 됐다.

    스기모토 다카시의 <유니클로>는 유니클로의 역사를 서술한 책이다. 저자는 일본 최대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의 편집위원이다. 2002년부터 기자로 일하기 시작해 오랜 시간 산업부(현 기업보도부)에서 취재했다.

    책은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의 어린 시절부터 창업기, 유니클로의 발전 과정을 그린다. 이야기는 일본의 쇠락한 탄광촌 야마구치현 우베시에서 시작한다. 여느 세계적 기업의 창업 신화와 달리 야나이는 학창 시절 특출난 학생이 아니었다. 눈에 띌 만한 사건도 없었다. 같이 학교에 다닌 동문은 그를 조용하고 소극적인 친구로 기억할 뿐이다. 와세다대에 진학한 뒤에도 야나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후 느지막이 일어나 마작을 즐기고 재즈바를 오갈 뿐 열정과는 거리가 먼 청년이었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아버지에게서 양복점 오고리상사를 물려받았다. 손님 한 명 한 명 응대하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판매 방식으로는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언제든 누구나 원하는 옷을 고를 수 있는 거대한 창고’라는 콘셉트를 떠올린다. 1984년 히로시마에 문을 연 유니크클로딩웨어하우스를 시작으로 회사를 세계적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로 키워낸다.

    유니클로 창업부터 발전 과정이 역사책처럼 펼쳐진다. 가업이 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기업이 새로운 산업을 여는 이야기가 우화처럼 그려진다.

    야나이를 과하게 신격화하지 않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그의 기업가정신과 경영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묘사한다. 노동 착취 문제 같은 유니클로의 어두운 면모도 가감 없이 다룬다.

    544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유니클로 창업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 쉽게 읽힌다. 야나이의 경영 철학과 의류산업, 일본 경제에 관한 설명도 더해 이해를 돕는다. 의류산업, 패션에 관심을 둔 독자에게 흥미로울 책이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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