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핵무장 능력을 강화하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30일(현지시간) ‘차기 행정부를 위한 핵 태세 검토’ 보고서를 내놨다. 피터스 연구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실에서 대(對)대량살상무기(WMD) 특별고문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며 “김정은 정권이 붕괴하기 전까지는 북핵이 위협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동맹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을 막고 전쟁을 억제하려면 전술핵무기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2030년까지 연간 80개, 2035년까지 연간 200개를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핵무장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보고서는 또 전략핵잠수함(SSBN) 전력을 확대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중 일부는 이동식 발사가 가능하게 할 것을 권했다.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피터스 연구원은 “미국은 한국, 일본과의 양자 및 다자간 협의를 확대할 것이고, 이 논의에는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기 보관시설 운영이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이 지난 20년간 북한과 비핵화 대화를 시도했지만 북한은 핵 위협으로 응답했다”며 “이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보고서는 미국이 핵무장을 강화하지 않으면 10~15년 내로 러시아와 중국보다 약한 2급 핵보유국으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미국 의회 산하 국방전략위원회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2022 국방전략’(NDS)을 평가한 보고서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의 협력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동시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직면한 위협은 1945년 이후 가장 심각하고 도전적이며 단기에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포함한다”고 진단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