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하루에서 28∼29일 1박2일 일정으로…만찬 없애고 회의 종료시간 안정해

SK그룹이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서면서 오는 28∼29일 열리는 SK 경영전략회의에도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최고경영자(CEO) 간 토론이 일정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밸런싱 방향성 잡힐 때까지"…SK 경영전략회의 '무한 토론'
2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주요 계열사 CEO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연례행사 중 하나인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그룹의 거시적인 경영 방향에 대한 집단지성을 모은다.

이번에는 경영 현안과 기업문화 차원의 논의를 함께하자는 차원에서 명칭도 기존 '확대경영회의'에서 '경영전략회의'로 바꿨다.

특히 예년에는 통상 오전 10시께 회의를 시작해 참석자들의 발표에 이은 만찬으로 일정을 마무리했지만, 올해는 그룹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1박 2일로 늘리고 회의 방식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이른 오전부터 회의를 시작하고, 둘째 날에도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회의를 계속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EO 간 토론이 일정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향성이 도출될 때까지 토론이 계속되는 만큼 첫날 회의 종료 시각도 따로 정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점심과 저녁 식사도 회의가 열리는 이천 SKMS연구소 안에서 간단히 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회의 강도가 높아진 것은 최근 SK그룹을 둘러싼 복합 위기로 이번 경영전략회의에 대한 그룹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경영진의 책임경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최근 회의에서 "우리 CEO들부터 솔선수범하며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기업 가치 및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평소와 다름없이 계속해 나가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리밸런싱 방향성 잡힐 때까지"…SK 경영전략회의 '무한 토론'
회의에서는 그룹 경영철학인 SKMS 확산과 실천 방안, 그룹 리밸런싱 방향성 등이 논의된다.

다만 최태원 회장의 이혼 항소심 판결과 관련한 논의는 테이블 위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 회장이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에 대한 방법론이 토론 주제로 유력해 보인다.

아울러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사업 등에서 글로벌 우위를 확보하는 방안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 최 회장은 지난 22일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출장 기간 반도체와 AI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글로벌 빅테크 인사들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다만 이번 회의 목적이 리밸런싱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것인 만큼 최근 알려진 것처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추진 등을 결정하거나 리밸런싱과 관련된 결과물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리밸런싱 방향성 잡힐 때까지"…SK 경영전략회의 '무한 토론'
최 회장은 미국 출장으로 이번 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횡령 혐의로 복역하다 특별사면된 2015년 8월 출소 사흘 만에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투자 확대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당부하는 등 그간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딥체인지 2.0', '사회적 가치', '파이낸셜 스토리' 등의 화두를 던지며 주요 경영 메시지를 밝혀 왔다.

작년 10월 CEO 세미나에서 언급해 그룹 리밸런싱으로 이어진 '서든 데스'(돌연사) 역시 최 회장이 2016년 확대경영회의에서 "현 경영환경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슬로우(느린)가 아니라 서든 데스가 될 수 있다"며 처음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