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은 올림픽·AG 코치 둬 이원화…U-17은 '1살 단위 관리'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 한국 축구 기술철학도 발표
대한축구협회가 10회 연속 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 진출 실패 이후 23세 이하(U-23)를 비롯한 연령별 대표팀 운영 시스템 개선안을 내놨다.

축구협회는 2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발표회를 열어 한국 축구의 기술철학과 정책, 연령별 대표팀 운영 시스템 개선안 등을 발표했다.

한국 축구는 4월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하며 파리 올림픽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이 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에 나서지 못한 게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인 데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인도네시아에 져 탈락하면서 축구계 안팎의 충격이 컸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지휘한 뒤 파리 올림픽에도 도전했던 황선홍 감독은 U-23 아시안컵 탈락 뒤 "연령별 대표팀은 4년 주기로 가야 한다"며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 바 있다.

협회는 올림픽 본선 진출 불발과 더불어 올해 초 성인 아시안컵에서도 목표로 삼은 우승을 이루지 못하며 위기의식 속에 대표팀 운영 체계 개선안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U-23 대표팀의 경우 한 명의 감독이 총괄적으로 이끄는 가운데 아시안게임 코치와 올림픽 코치를 별도로 두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U-23, U-22 코치 외에 U-21 담당 코치를 둬서 아시안게임에 매진할 때도 향후 올림픽에 대비한 연령 선수 관리 공백을 해소하고자 한다.

조준헌 협회 국가대표운영팀장은 "올림픽에 초점을 맞춰서 아시안게임을 U-21 대표팀으로 치르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국내 현실상 아시안게임이 중요할 수밖에 없기에 최정예 멤버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선수들이 받는 병역 혜택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4년 주기의 아시안게임, 올림픽 대표팀을 따로 운영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안도 나왔으나 연속성과 연계성, 업무 효율성 저하 등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결국 한 명의 감독 총괄 하에 팀 '이원화'를 노리는 방향으로 가게 됐는데, 현행 운영 방식과 큰 차별점을 두기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 팀장은 "선수들을 모아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A매치 기간밖에 없어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으나 감독의 역량과 협회의 의지, 테크니컬 디렉터와 감독, 코치진이 잘 협업하고 철학을 공유하며 매 훈련을 잘 이끄느냐에 따라 그런 우려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매년 월드컵이 열릴 예정인 U-17 대표팀의 경우 코치들이 U-16, U-15 팀을 나눠 맡아 '1살 단위'로 집중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U-20의 경우 이 대표팀 코치 한 명이 비교적 상대적으로 관리가 소홀했던 U-18을 맡아 소집 훈련이나 대회 출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정책 방향의 일관성과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다는 현실 진단 속에 이날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이라는 한국 축구 기술철학도 발표했다.

세계 축구를 주도하며 우수한 선수를 육성해 팬들에게 영감을 주겠다는 것이 협회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구체적으론 '2033년 세계 톱10 진입' 등의 목표가 제시됐다.

여기에 협회는 공격, 수비, 공격 전환, 수비 전환으로 나눠 경기의 세부 원칙을 내놓고, 이런 경기를 하기 위한 코칭과 훈련 가이드라인도 소개했다.

이임생 협회 기술이사는 "축구철학과 게임 모델을 토대로 A대표팀과 U-23, U-20 대표팀의 연계성을 갖고 나아가겠다.

U-17까지 연령별 대표팀은 재능있는 선수를 발굴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경험을 통해 개인의 성장과 특성 발현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