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특별전 18일 개막
독수리 깃털 장식 등 151점 소개…'인디언' 문화 다룬 국내 첫 전시
광활한 대륙서 펼쳐진 570여 부족의 삶…북미 원주민을 만나다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에는 '인디언'이 곳곳에 등장한다.

아이가 정원에 놓인 '인디언 텐트'에서 뛰놀고, 독수리 머리 장식을 한 주인공의 모습을 비추기도 한다.

북미 원주민 즉, 인디언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이미지다.

광활한 대륙에 터를 잡고 살아온 북미 원주민의 삶과 문화, 예술을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과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북미 원주민을 다각도로 다룬 첫 전시다.

광활한 대륙서 펼쳐진 570여 부족의 삶…북미 원주민을 만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미국 덴버박물관과 함께 18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미국 내에서 북미 원주민의 예술품을 수집한 최초의 박물관 중 하나인 덴버박물관의 소장품 1만8천여 점 가운데 대표적인 공예품, 사진, 회화 등 151점을 모았다.

전시는 '인디언' 대신 '북미 원주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광활한 대륙서 펼쳐진 570여 부족의 삶…북미 원주민을 만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인디언은 아메리카(북미) 대륙의 원주민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1492년 콜럼버스가 북미 대륙을 인도로 잘못 생각한 데서 유래한 단어다.

박물관 관계자는 "북쪽 알래스카에서 남쪽 뉴멕시코에 이르는 땅에 570여 개의 부족이 있고, 그 수만큼이나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북미 원주민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아기 요람으로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자연은 가장 큰 선생님으로, 갓난아기의 얼굴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광활한 대륙서 펼쳐진 570여 부족의 삶…북미 원주민을 만나다
우리에게 익숙한 독수리 깃털 머리 장식도 볼 수 있다.

네즈퍼스족 원주민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머리 장식은 길이가 2m에 달한다.

머리 장식은 관대함을 보이거나 전투에서 용감한 행동을 한 사람에게 주는 일종의 '존경의 장식'으로 알려져 있다.

둥그런 모양의 집인 '티피'도 주목할 만하다.

흔히 '인디언 텐트'로 불리는 티비는 대지를 의미하는 둥근 바닥, 땅과 하늘을 이어주는 기둥으로 구성돼 있다.

광활한 대륙서 펼쳐진 570여 부족의 삶…북미 원주민을 만나다
전시에서는 유럽 사람들이 건너와 정착한 이후 달라진 삶도 비중 있게 다룬다.

이주민의 시선에서 본 북미 원주민의 모습, 서부 개척 시대의 갈등과 위기, 미국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전쟁 등이 다양한 사진과 그림으로 소개된다.

박물관은 북미 원주민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

19일에는 북미 원주민 출신인 다코타 호스카 덴버박물관 학예연구사가 강연하며, 8월에는 한국미국사학회와 학술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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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시를 끝낸 뒤에는 부산시립박물관에서 순회 전시를 열 계획이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북미 원주민이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보면서 우리 곁의 문화로 한층 가까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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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