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프레스콜에서 '복화술' 비결 공개…"책까지 사서 공부"
한국만의 '시카고'로 자리매김…티파니 "완벽한 각본과 절제된 연출이 원동력"

'시카고' 복화술의 달인된 최재림 "무대 위 여유가 큰 도움"
"공연을 앞두고 복화술 책까지 사서 공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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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뒤 30년 가까이 전 세계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뮤지컬 '시카고'의 최고의 장면은 무엇일까.

여러 장면이 언급되지만 빌리 플린과 록시 하트의 기자 브리핑 장면(넘버 8)을 꼽는 '시카고' 팬들이 많다.

빌리가 복화술로 노래를 부르고 록시가 꼭두각시처럼 춤을 추는 장면은 관객들의 박수를 절로 끌어낸다.

최근에는 빌리 역의 배우 최재림과 록시 역을 맡은 배우 민경아가 연기한 복화술 장면 동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11일 서울 링크아트센터에서 열린 '시카고' 프레스콜에 참여한 최재림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복화술 연기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최재림은 지난 2021년 공연에서 처음으로 빌리 역을 맡아 뛰어난 복화술 연기로 '시카고'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프레스콜 말미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뿌린 씨앗이 부담돼 돌아왔기 때문에 이번 공연을 앞두고 열심히 연습했다"면서 "복화술 책까지 사서 공부를 했지만 큰 도움은 얻지 못했다.

대신 기초로 돌아가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피나는 연습은 실전에서 충분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시카고'를 관람한 관객들은 최재림의 복화술 연기가 무르익었다며 찬사를 보낸다.

이에 대해 최재림은 "2021년에 해봤기 때문에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다"며 "그 여유가 무대에서 드러나니 복화술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카고' 복화술의 달인된 최재림 "무대 위 여유가 큰 도움"
이번 '시카고' 공연은 지난해 '시카고' 오리지널 팀의 내한 공연과도 비교되면서 여러 화제를 낳고 있다.

2000년 초연 이후 24년간 공연이 지속되면서 한국 만의 '시카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간수장 마마 모튼이 여러 캐릭터를 연결해주는 가교역할로 자리 잡으면서 극 전개가 훨씬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2007년부터 마마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김경선은 "17년 동안 마마의 역할을 조금씩 바꿔 간 것이 겹겹이 쌓이면서 현재에 이른 것 같다"며 "부패한 교도소 간수이지만 그 안에서 보이는 인간적인 모습에 관객들이 정이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이번 공연에 마마 역으로 캐스팅된 배우 김영주도 "모든 배우가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항상 새롭게 창조하고 그 안에서 밀도를 찾아내 연기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마마는 공기처럼 뮤지컬 '시카고'에서 살아 숨 쉬며 영원히 함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오리지널 공연에 머물지 않고 한국만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도 흥행의 한 이유로 꼽힌다.

2021년부터 록시 역으로 출연한 가수 티파니 영은 "오리지널 공연과 한국 공연은 각자의 매력과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잘 구성된 각본과 연출의 절제미가 갖춰지면서 누가 와도 틀이 흐트러지지 않는 공연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개막 공연을 한 '시카고'는 오는 9월 29일까지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상연된다.

'시카고' 복화술의 달인된 최재림 "무대 위 여유가 큰 도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