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에 늦깎이 올림픽 데뷔…"부담감 사실이지만 즐기겠다"
에이스 임시현 "막내 남수현은 그저 놀면 된다.

부담은 언니들 몫"
지치지 않았기에…양궁 전훈영은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본다
늦깎이 올림픽 데뷔전을 앞둔 양궁 여자 대표팀의 전훈영(30·인천시청)은 '단순함'을 무기로 부담감을 즐기려고 한다.

전훈영은 종종 태극마크를 달긴 했지만,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등 큰 대회 경험은 없다.

2012년 아시아그랑프리 2차 대회와 2014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 각각 2관왕에 오른 뒤 그 외 주요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경험이 없던 전훈영은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에서 '에이스' 임시현(한국체대)에 이어 2위로 올림픽행 티켓을 따냈다.

전훈영은 여태껏 무명에 가까웠지만, 이젠 30살에 밟는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리커브 여자 단체전 10연패를 목표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전훈영은 26일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24 현대 양궁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전 결승에서는 임시현과 집안싸움 끝에 슛오프에서 아쉽게 졌고, 중국과의 단체전 결승에서도 슛오프 끝에 석패했다.

전훈영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실수를 줄이자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파리 올림픽 전 국내에서 열린 마지막 국제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지치지 않았기에…양궁 전훈영은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본다
이제 올림픽까지는 약 두 달이 남았다.

전훈영은 '즐기는 자세'로 긴장감을 이겨낼 생각이다.

전훈영은 "파리 올림픽 대표 선발전 전까지는 재밌게 했는데, 이후엔 부담과 압박이 심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내게만 집중하겠다.

여태 해 온 것처럼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집중력과 정신력이 중요한 양궁 종목에서, 전훈영은 단순함을 자신의 무기로 꼽았다.

전훈영은 "나는 좀 단순하다.

생각이 한 번 바뀌면 바로 리셋된다"고 설명했다.

바늘구멍 뚫기보다 힘들다는 선발전을 통과했고, 활을 잡아 온 '경력'도 적지 않은 만큼 자신감도 충분하다.

전훈영은 "지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경기를) 즐기면 (결과는) 그다음에 따라온다"고 자기 경험을 돌아봤다.

지치지 않았기에…양궁 전훈영은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본다
여자 대표팀의 맏언니 전훈영은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10살이나 어린 임시현(20), 남수현(19·순천시청)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전훈영은 "나이 차이가 나는 만큼 소통하려고 한다.

재밌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했다.

'동생들이 잘 따라주냐'는 다소 짓궂은 질문에 전훈영은 약 4초간 정적한 뒤 "네!"라고 황급히 답했다.

그러고는 함께 인터뷰에 나선 임시현을 잠시 쳐다봐, 웃음을 자아냈다.

전훈영은 이내 "나이 차를 느끼지 못할 만큼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고, 임시현은 "그럼요"라며 맞장구쳐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전훈영이 맏언니라면, 막내는 남수현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막내'로 3관왕을 차지한 임시현은 "막내는 놀면 된다.

나는 정말 놀면서 했다.

부담감은 언니들의 몫"이라며 "재밌게 즐기면서 쏴도 된다"고 남수현에게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