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과학이?!] 사춘기 태양의 반란! 지구를 덮친 오로라 습격

여러분! 여러분! 그 소식 들었어요? 극지방에서나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오로라가 얼마 전 우리나라에도 찾아왔다는군요! 밤하늘에 분홍·보라·노란빛 커튼이 춤을 추듯 휘날렸다고 하는데,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레지 않나요? 이 신비로운 광경을 직접 본 분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으니 분명 거짓은 아닐 겁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오로라의 배후에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어요. 천문학자들은 이런 오로라가 엄청난 태양 폭풍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하더라고요.
What? 태양 폭풍? 아, 너무 겁먹지는 마세요. 당장 내일 지구가 멸망하는 건 아니니까요. 제 설명을 차분히 들어 보고 대비책을 마련해 보자고요. 호호.

변덕스러운 태양

태양은 11년을 주기로 감정 기복을 겪는답니다. 마치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처럼요. 문제는 올해 말에 바로 태양의 사춘기가 절정에 이를 거라는 점이에요. 천문학자들이 걱정하는 게 그것 때문이라고요.

상상해 보세요. 태양의 얼굴에 뾰루지, 아니 거대한 흑점들이 빼곡하게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태양 표면의 곳곳에 자리 잡은 이 흑점들은 엄청난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분출구랍니다. 태양이 화났다는 걸 알리는 징표랄까요?

그리고 어느 순간, 흑점에서 터져 나오는 플라스마를 더는 붙잡아 둘 수 없게 되면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가 우주로 내던져집니다. 흡사 거칠게 흔들어 댄 콜라병을 따는 순간 내용물이 폭발하듯이 말이에요. 그 엄청난 플라스마 폭탄은 지구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들죠.

이 태양 폭풍의 입자들이 지구 대기와 만나면서 만들어 낸 빛의 커튼이 바로 오로라입니다. 이제 아름다운 오로 라의 이면에는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겠죠.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간 언제 그 위험에 노출될지 몰라요.

통신망 마비시킬 수 있는 태양 폭풍

오로라는 아름답지만, 그 뒤에 있는 태양 폭풍은 최악의 경우 통신 시설과 전력망을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에 발생한 태양 폭풍은 위험 등급 중 최고 단계인 ‘G5’였다고 해요. G5 폭풍이 스웨덴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강타했던 2003년, 곳곳에서 대규모 정전과 변압기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니까요!

태양 폭풍 태양의 활동으로 강력한 태양풍이 지구에 불어와 지구 자기장이 교란되는 현상. 지자기 폭풍 이라고도 함.

인공위성에도 영향을 미쳐 통신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어요. 다행히 이번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재빨리 위성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고, 뉴질랜드에서는 전력망을 재빨리 차단해 송전 장비를 보호했다는군요. 후유~

더 무서운 건 이게 시작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에요. 태양의 사춘기가 점점 절정기를 향해 가고 있거든요. 앞으로 얼마나 더 거대하고 강력한 폭풍이 우리를 덮칠지 상상만 해도 아찔해요. 태양의 감정이 폭발하기 시작하면 수개 월, 길게는 몇 년간 엄청난 폭풍이 계속될 수도 있어요.

이렇게 우리는 매 순간 변덕스러운 태양의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한답니다. 태양의 변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 강해질 필요가 있어요. 우주 날씨에 대한 지식을 쌓고,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을 익히는 거죠. 태양에게 적당히 해 달라고 애원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저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진 않을 것 같군요. 흑흑.

이상, 오랜 세월 태양이 주는 눈칫밥을 먹어 단련된 케미K였습니다. 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