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부족에 '8편→5편' 규모 축소…'피가로의 결혼'·'나비부인' 등 공연
정부지원 탈락에 중단 위기…'오페라 페스티벌' 25일 개막
올해로 15회를 맞은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정부 지원금이 끊겨 중단될 위기를 맞았다.

대한민국오페라축제추진단과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는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월 25일부터 7월 7일까지 열리는 행사 기간에 무대에 오를 작품 5편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해까지 총 8편의 작품이 공연되던 행사가 올해 5편으로 줄어든 이유가 예산 부족 탓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장르대표 지원사업으로 지정돼 해마다 4억5천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지원사업 대상에서 탈락하면서 개별 오페라 단체들이 지원금 없이 사비를 들여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지원사업 탈락의 구체적인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직위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소통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지원금이 끊기면서 일부 단체들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조직위에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국립오페라단마저 지원사업 탈락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행사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신선섭 조직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15년이나 된 행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면서 "450년이 넘은 문화유산인 오페라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바란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예술감독제 도입'과 '작품규모 다양화', '격년제 공모지원 폐지'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입장이다.

행사 체질 변화를 통해 내년도 지원사업에 재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일단 올해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내년에는 다른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이 없더라도 조직위가 노력해서 관객을 많이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부지원 탈락에 중단 위기…'오페라 페스티벌' 25일 개막
조직위는 예산 문제와 별개로 올해도 많은 오페라 애호가들이 행사장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을 준비했다.

세계적인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오페라 갈라 콘서트 '위대한 푸치니'(Great Puccini)가 행사 시작을 알린다.

이어 대극장 오페라 2편과 가족·어린이 오페라 2편이 공연된다.

이달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되는 '위대한 푸치니'는 푸치니의 작품 '토스카'와 '라 보엠', '투란도트' 속 주옥같은 아리아와 중창곡으로 꾸며진다.

지휘자 양진모를 필두로 소프라노 조선형과 서선영, 테너 신상근과 박성규, 바리톤 박정민 등 국내 최고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다음 달 21∼22일에는 모차르트의 희극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베이스 손혜수와 바리톤 최병혁이 피가로 역을 맡아 묵직한 중저음과 선명한 감정 표현으로 관객에게 수준 높은 오페라의 감동을 선사한다.

푸치니의 3대 걸작 중 하나인 '나비부인'도 같은 달 28∼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소프라노 임세경과 테너 이승묵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 비극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족·어린이 오페라 2편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유쾌한 음악극을 표방한 '마님이 된 하녀'는 6월 29∼30일 관객을 만나고, 그림 형제의 원작 동화를 오페라로 각색한 '헨젤과 그레텔'은 7월 6∼7일 공연된다.

정부지원 탈락에 중단 위기…'오페라 페스티벌' 25일 개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