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과 강수량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많을 확률' 80%
올해 북서태평양 첫 태풍 늦어…중국남부·일본행 많을 듯
올여름 '더 덥고, 더 많은 비'…태풍은 적을 듯
올여름은 평년보다 덥고, 비가 많이 내릴 확률이 높다는 기상청 전망이 나왔다.

태풍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적게 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국내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수에 대해 예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6~8월 기온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 80%
기상청은 23일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 오는 6월과 8월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높을 확률을 50%, 비슷할 확률을 30%, 낮을 확률을 20%로 제시했다.

6월과 8월 평년기온은 각각 21.1~21.7도와 24.6~25.6도다.

7월에 대해서는 기온이 평년기온(24.0~25.2도)보다 높을 확률과 평년기온과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이고, 낮을 확률이 20%라고 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영국 등 12개국 기후예측모델 자료 503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6~8월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높을 확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예측모델들 예측값 평균을 보면 6월은 기온이 평년기온을 웃돌 확률이 80%였고, 7월과 8월은 74%와 78%였다.

기상청 기후예측모델(GloSea6 앙상블)만 보면 6~8월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이 91~94%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서쪽과 북쪽으로 더 확장해 우리나라 기온을 높일 것으로 봤다.

기후예측모델 예측치는 기상청 전망 토대가 되는 중요자료 중 하나다.

올여름 '더 덥고, 더 많은 비'…태풍은 적을 듯
◇ 뜨거운 서태평양에 우리나라 부근 고기압 형성
올여름 더 더울 것이라는 예측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우선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봄철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유지된 점이 꼽힌다.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이곳에서 대류 활동이 증가해 상승기류가 발생하고, 그러면서 우리나라 부근을 비롯해 동아시아 쪽에선 기류가 하강해 공기가 쌓이면서 고기압이 발달한다.

고기압이 발달하면 날이 맑기 때문에 일조량과 일사량이 늘어 기온이 오른다.

또 고기압 중심에선 하강기류에 공기가 압축되면서 단열승온 현상이 발생해 습도는 낮아지고 기온은 상승한다.

월별로 보면 6월의 경우 봄철 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필리핀해에 하강기류가 발생, 북서태평양에 아열대 고기압이 잘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북반구에선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불기에, 북서태평양에 고기압이 발달하면 우리나라엔 고온다습한 남풍이 분다.

7월은 남인도양과 열대 서태평양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고 동인도양은 낮아, 서태평양에서 대류 활동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부근에 고기압이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케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8월은 봄철 유럽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어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유라시아 대기 파동'으로 인해 동아시아 지역에도 고기압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점이 더울 것이라는 예상의 근거였다.

온난화 추세도 고려해야 한다.

6월, 7월, 8월 전국 평균기온은 1973년부터 2023년까지 51년간 각각 1.4도, 0.9도, 1.0도 상승했다.

올여름 기온이 높지 않을 가능성도 물론 있다.

티베트 쪽 눈 덮임이 많아지면 지면에서 대기로 열이 덜 방출되고, 이에 우리나라에 7~8월 무더위를 가져오는 티베트고기압 발달이 지연될 수 있다.

'유라시아 음의 쌍극자 패턴' 발달로 말미암은 대기 파동으로 우리나라 쪽에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올여름 '더 덥고, 더 많은 비'…태풍은 적을 듯
◇ 7~8월 강수량 '평년보다 많거나 비슷할 확률' 80%
올여름 비와 관련해 6월은 강수량이 평년(101.6~174.0㎜)과 비슷할 확률이 50%, 많을 확률이 30%, 적을 확률이 20%로 제시됐다.

7월(평년 강수량 245.9~308.2㎜)과 8월(225.3~346.7㎜)은 모두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확률과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 적을 확률이 20%로 추산됐다.

많은 비를 예상하게 하는 요인으로 열대 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점이 꼽힌다.

이 점이 우리나라 동쪽에 저기압을 발달시키고, 이는 남쪽에서 들어오는 수증기량을 늘리기 때문이다.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도 관건이다.

북대서양과 열대 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 우리나라 북서쪽에 저기압성 순환이 발달하고 적도 중태평양 부근에서 동풍이 강해져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더 서쪽으로 세력을 넓히게 된다.

그러면 우리나라로 북쪽에선 차고 건조한 공기, 남쪽에선 더 많은 수증기가 들어와 강수량이 늘어난다.

반면 '유라시아 음의 쌍극자 패턴 발달'과 '유럽의 적은 눈 덮임'은 강수량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태풍과 관련해서 기상청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 수가 평년(2.5개)과 비슷할 확률과 적을 확률이 각각 40%, 많을 확률이 20%로 제시했다.

태풍의 주된 경로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중국 남부로 이동하거나 대만까지 진출했다가 방향을 틀어 일본 쪽으로 가는 경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통 북서태평양에서는 5월까지 2.5개 정도 태풍이 발생하는데, 올해는 아직 태풍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중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열대 서태평양에 고기압이 발달한 점, 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대류 활동이 증가해 서태평양에서는 대류 활동이 감소한 점이 태풍 발생을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