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기준금리 동결했지만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감을 키웠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세 개선,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는 만큼 긴축 기조를 유지하며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나가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이날 현재 3.5%인 기준금리를 11회 연속 동결했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당초 전망한 물가 경로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 물가는 성장세 개선 등으로 상방 압력이 증대되겠지만 완만한 소비 회복세 등으로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물가 경로에는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 농산물 가격 추이, 성장세 개선의 파급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은도 이날 내놓은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2월 전망 당시와 같은 2.6%, 2.2%로 유지했다.

성장률 상향 조정과 관련해선 "1분기 중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소비와 건설투자도 부진이 완화되면서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며 "고용은 견조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내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는 2분기 중 조정됐다가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성장경로는 IT 경기 확장 속도, 소비 회복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2.5%로 0.4%포인트 상향조정됐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물가 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인 만큼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따라서 이런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고,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성장세 개선 흐름, 금융안정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 통화정책 운용의 차별화,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