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8억원 투입…고성능 기상관측 탑재체 싣고 2031년 발사 예정
예타 재수에 '선임' 2A호 설계수명보다 2년 더 운영돼야
정지궤도 기상위성 '천리안 5호' 개발사업, 재수 끝 예타 통과
국내 3번째 정지궤도 기상위성이 될 '천리안위성 5호' 개발사업이 재수 끝에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했다.

기상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지궤도 기상·우주기상 위성(천리안위성 5호) 개발사업'이 예타를 통과했다고 23일 밝혔다.

내년부터 2031년까지 진행될 이번 사업엔 총 6천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천리안위성 5호 개발사업은 현재 운용 중인 천리안위성 2A호 수명이 끝나감에 따라 추진됐다.

2018년 12월 발사돼 2019년 7월 정식 운영에 들어간 천리안위성 2A호 설계수명은 2029년까지다.

5호는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31년 발사될 예정으로 2A호가 설계보다 2년 더 활약해야 할 상황이다.

애초 기상청은 천리안위성 5호를 2023년부터 개발해 2A호 수명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교대할 계획이었으나 2021년 예타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미뤄졌다.

앞서 예타에서는 연구개발사업임에도 이 사업으로 어떤 기술을 확보하려는지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점, 민간 주도 우주산업 육성정책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민간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은 점, 위성의 핵심인 주탑재체를 외국에서 구매하기로 하면서 관련 기술 국산화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이 문제가 됐다.

이에 이번에는 기업이 연구기관과 함께 천리안위성 5호 본체와 관련 시스템 개발 전 과정을 주관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수립됐다.

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사업에 참여, 그간 국내에서 이뤄진 정지궤도 위성 개발사업으로 확보된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위성 본체와 시스템 국산화율을 높이기로도 했다.

정지궤도는 고도 3만5천786㎞에 있는 원형 궤도로 이 궤도에 위성을 올려놓고 지구 자전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시키면 지구에서 보기엔 위성이 항상 같은 자리에 있게 된다.

즉, 정지궤도 위성은 항상 같은 지점을 관측할 수 있어 구름의 이동 등 기상의 변화를 연속적으로 포착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정지궤도 위성은 중궤도나 저궤도 위성보다 관측 범위가 훨씬 넓다.

통상 정지궤도 기상위성은 극지방을 제외한 지구 지표면 4분의 1을 관측할 수 있다.

천리안위성 5호에 실릴 기상 탑재체는 관측채널이 18개로 2A호보다 2개 많고 일부 채널의 공간해상도가 4배 더 높을 예정이다.

현재보다 자세하고 세밀하게 관측할 수 있는 것이다.

고사양 기상탑재체로 동네 단위 초단기 기상예보와 국소적 산불·집중호우 탐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천리안위성 5호엔 우주기상탑재체도 실리는데 여기엔 극항로 방사선 예·경보에 최적화된 고에너지 양성자·전자 측정기, 위성대전감시기, 자력계 등이 포함된다.

기후변화로 극한 기상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정지궤도 기상위성은 필수가 됐다.

이번 천리안위성 5호 개발사업 예타 통과로 3번째 정지궤도 기상위성 확보를 위한 첫발을 뗐지만, 예정보다 늦게 발사되게 되면서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

제일 중요한 과제는 천리안위성 2A호 연장운영과 관측자료 품질 유지다.

기상청 내부에서는 천리안위성 2A호를 설계수명이 끝나는 2029년에서 '2년 반' 정도는 더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위성에 탑재된 관측기기 성능이 약화해 관측자료에 발생하는 오차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술적으로 바로잡을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