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의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 JM-010의 유럽 임상 실패로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임상 2상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2025년으로 예정돼 있던 기업공개(IPO) 일정 지연도 불가피해졌다.

이제영 부광약품 대표는 23일 온라인 설명회에서 "미국 임상 개발 기간이 매우 연장되고 사업성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광약품은 유럽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이를 기반으로 미국 임상 2상을 단축해 신속하게 3상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었다. 유럽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변수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며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JM-010은 파킨슨병 이상운동증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로 콘테라파마의 핵심 파이프라인이었다.

효능 입증에 실패한 유럽 임상 2상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이 대표는 "12주간 치료 후 '통합 이상운동증 평가 척도(UDysRS)'로 평가한 결과 치료 전보다 의미있는 차이를 보여 약리적인 효력은 확인했지만 위약 투여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약에 대한 높은 기대로 위약 투여군에서도 효과가 컸던 것으로 조십스럽게 추측하고 있다"며 "현재 연구진이 임상 결과를 정밀 분석 중이고 하위 분석까지 끝낸 뒤 학회를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부광약품은 JM-010의 임상 자료를 보강 분석해 대안을 찾고 콘테라파마의 다른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만간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직접 콘테라파마가 있는 덴마크를 방문해 향후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테라파마의 다음 유력 후보물질인 CP-012 개발은 차질없이 진행된다. CP-012는 콘테라파마의 또 다른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이다. 레보도파·카비도파 복합제로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CP-012는 개발에 성공하면 JM-010보다 더 큰 시장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이라며 "앞으로도 신약 연구개발(R&D)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JM-010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2025년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콘테라파마의 IPO 일정도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