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고강도 노동, 사회적 임금 실패로 이직률 높아"
한노총·광주시 토론회…노사 신뢰 체계화, 노동이사 도입 등 제안
광주형일자리 이직률 '빨간불'…600명 정원에 3년간 퇴사 200명
국내 첫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동자들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가입한 것은 사회적 임금 지원 정책이 실패하고 저임금 고강도 노동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노총과 광주시·광주시의회·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은 22일 광주시의회에서 '광주형일자리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성훈 전 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올해 기업 노조 출현과 금속노조 지회로 변경 등은 노사 상생이 실천되지 않고 안정적인 일자리도 되기 어렵다고 느끼는 종사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원 623명인 공장에서 3년간 퇴사한 총인원이 202명"이라며 "동종 업계 절반도 안 되는 저임금과 높은 노동 강도 때문에 이직률이 높고 광주시의 주거·교통·교육·의료비 등 '사회적 임금' 지원 약속도 실효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취지와 달리 대기업 유치에 막대한 공적 예산을 지원한 사례로 끝나지 않도록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노조가 없어야 상생이 된다는 유사 반공 논리를 내세우지 말고 노조를 존중하고 책임 있게 교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광주형일자리는 중앙정부가 책임성을 가져야 할 국가사업이며 협상 과정에서 다른 지원을 함께 받았던 현대자동차도 책임 있는 내부자로서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서야 모두가 사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지역 노사민정도 힘을 모아 2기 광주형일자리 기획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형일자리 이직률 '빨간불'…600명 정원에 3년간 퇴사 200명
토론자로 참여한 박미정 광주시의원은 "노동자 없이 노사 상생 협약부터 체결해 결과에 과정을 짜 맞춘 태생적 오류가 있다"며 "노사 신뢰 관계 체계화와 공동책임제 구축, 광주형일자리 전환 제2기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오주섭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적정임금, 적정노동,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소통·투명 경영 등 4대 의제를 제시하며 "GGM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고 노사민정협의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제헌 GGM 상생협의회 근로자대표는 "노사민정협의회도 우리가 바라는 복지와는 먼 이야기가 나오고 형식적으로만 이뤄진다"며 "단순히 지역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이 아니라 광주 경제를 키우는 투자라고 생각하고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현대차 등이 출자한 GGM 법인에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를 양산하는 사업이다.

노사민정이 합의한 임금과 노동 시간을 준수하고 지방자치단체 등이 복지 혜택으로 사회적 임금을 지원한다.

그러나 GGM 일부 노동자들은 입사 4년 차 연봉이 3천만원대 중반에 못 미치고 주택 지원이 아닌 임대료 월 30만원만 지원하는 등 사회적 임금 약속도 안 지켜졌다며 노조를 결성하고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