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결집하는 친문계…文회고록 與공세에 "정치보복" 격앙
친명 일각에선 "타이밍 아쉽다", "부산 참패 文때문" 불만 기류도
'盧 추도식' 하루 앞두고…'회고록 불똥'에 어수선한 친문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을 하루 앞둔 22일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단독 방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친문(친문재인)계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노무현재단은 오는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묘역에서 노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을 연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추도식에 자리할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은 친문계가 결집하는 대표적인 연례행사인 데다 최근 영국 유학 중인 '친문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까지 일시 귀국하면서 친문계 인사들의 움직임이 오랜만에 활발해지는 듯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4·10 총선 과정에서 몸을 낮췄던 친문계가 추도식을 계기로 모처럼 세 과시에 나서면서 김 전 지사가 비명(비이재명)계 구심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하필 이 타이밍에 문 전 대통령이 최근 회고록에서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자 친문 인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저서에서 김 여사의 인도행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의 첫 단독 외교'라고 규정했지만, 여권에서는 외유성 출장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조속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특검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친문계는 이 같은 여권의 공세에 "정치 보복"이라며 격앙된 반응이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전임 대통령에 대한 정치 보복이 너무 심하다"며 "정말 저급한 정치 공세이자, 방탄과 물타기를 위한 의혹 제기다.

김건희 여사 특검 요구의 강도가 세지니까 김정숙 여사를 끄집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친문계 인사는 통화에서 "여권이 문 전 대통령 가족을 악질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팩트 왜곡엔 정확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의혹 제기에 대해 '여권의 물타기'로 규정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에 대한 전방위적 방탄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당내 주류인 친명계 내부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굳이 저서를 통해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재발의하며 총공세에 나설 계획이었던 만큼, 문 전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얘기를 꺼낸 타이밍이 아쉽다는 것이다.

아울러 친명계 일각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부산 지역에서 참패한 배경에 문 전 대통령의 등판에 따른 여권 지지층 결집이 깔린 것 아니냐는 원망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번 김정숙 여사 관련 의혹에는 여권의 정략적 의도가 명확하다"면서도 "문 전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에 대한 다른 중요한 제언도 많이 했음에도 타지마할 논란만 주목받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