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비싸 집밥만'...식품업계 1분기 '호실적'
국내 식품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외식비 부담으로 '집밥'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고 해외에서는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수출이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자회사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천670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77.5% 늘었다. 매출은 4조4천442억원으로 0.8% 증가했고, 순이익은 1천8억원으로 3천742.9% 늘어 지난해 1분기의 39배에 육박한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사업이 호조를 보였고 국내 사업에서는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전했다. 온라인 플랫폼과 협업해 새 판로를 확대, 비비고 만두와 햇반, 고메 소바바 치킨 등 주요 제품 판매량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식품 사업의 경우 주요 시장인 북미뿐 아니라 신시장인 유럽, 호주에서도 성장했다.

대상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77억원으로 91.5% 늘었다. 매출은 1조445억원으로 5.5% 증가했다. 신선식품과 편의식품, 조미료류 등 주요 품목 매출이 증가했고 선물세트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식품 매출도 20%가량 늘었다.

CJ제일제당과 대상 모두 바이오 사업 부문 수익성이 개선된 점이 눈에 띈다.

롯데웰푸드는 주요 식품기업 중 영업이익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롯데웰푸드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373억원으로 100.6% 증가했다. 매출은 9천511억원으로 0.9% 줄었지만, 순이익은 20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롯데웰푸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크게 올랐던 국제 유지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아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 인도, 카자흐스탄 사업이 성과를 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작년 동기보다 3.3%, 60.9% 증가했다고 밝혔다.

동원F&B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99억원으로 14.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1조1천190억원으로 3.5% 늘었고, 순이익은 456억원으로 52.4% 증가했다.

동원F&B는 설 명절 선물세트 매출이 올랐고 가정간편식(HMR) 판매도 늘어 호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1분기 영업이익이 732억원으로 12% 증가했고, 매출은 8천836억원으로 3.1% 늘었다고 공시했다. 간편식, 해외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오리온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천484억원, 1천251억원으로 모두 1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

농심은 1분기 매출이 8천725억원으로 1.4% 증가했으나 원료비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은 614억원으로 3.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호실적을 낸 식품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무조건 가격을 인상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먹거리 물가 상승으로 서민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인상의 근거 등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