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저작권 솔루션, 음향 검사 시스템, 애니메이션 제작 도구….

최근 열린 AI미래포럼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서비스들이다. AI를 활용해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중평이다.

한경 긱스와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AI미래포럼(AIFF), 캡스톤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가 주최한 해당 행사는 업체와 투자자를 이어주기 위해 마련했다.
오픈AI D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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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복잡한 저작권 문제 해결

뮤직 콘텐츠 전문 지식재산권(IP) 스타트업 리틀송뮤직은 복잡한 음악 관련 IP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기업이다. 이승우 리틀송뮤직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국내에서는 음악 저작물 관련 40여 개의 권리가 있다”며 “정보기술(IT) 음원 유통을 접목하는 것이 기존 음원 시장의 실패를 해결하는 방법이지만 국내에선 음악 유통사, 음악 제작사 등의 관련 기술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리틀송뮤직은 음원 관리를 위해 관련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음원 데이터 유통 관련 표준 규격도 만들었고 정산까지 자동화하는 솔루션도 개발했다.

와따AI는 AI 기반의 창고 물류 관리 플랫폼을 개발했다. 김민규 와따AI 대표는 “와따AI는 창고 물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물류창고 중 자동화가 미흡한 80% 정도가 와따AI의 영업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세계 물류 창고 수백 개를 직접 확인한 결과 사람이 대부분의 창고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일종의 ‘휴먼 에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창고 자동화에 필요한 데이터를 새로 확보하는 과정에 들어가는 초기 비용의 부담도 크다. 와따AI는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가상 세계에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 방식으로 물류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각종 센서 등을 활용해 물류 처리를 자동화한다. 김 대표는 “현장의 모든 요소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보안도 AI로 강화

필락시스는 AI 기반 인터넷 보안 전문 스타트업이다. 한상엽 필락시스 대표는 “한국 기업은 해킹에 대부분이 취약하다”며 “2023년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64.5%가 정보 보호 예산이 없거나 관련된 내용을 모른다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보안 전문가 부재, 필요한 보안 서비스 탐색 애로, 관련 기술 이해 부족 등이다.

한 대표는 “국내에서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형 클라우드 업체가 있지만 비싼 비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가 찾은 해결 방법은 기존 온프레미스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겨오는 것이다. 그는 “클라우드 환경에선 저희 같은 클라우드 방화벽 서비스 제공자가 중간에서 모니터링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락시스는 에지 컴퓨팅으로 클라우드 방화벽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AI가 웹툰을 영상으로 제작…물류 창고 관리도 '척척'
투니모션은 AI를 활용해 기존 웹툰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업체다. 조규석 투니모션 대표는 “웹툰 원작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면 성공 확률이 높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투니모션은 웹툰 에이전시와 논의해 영상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먼저 고른다. 선정한 웹툰 한 편을 4분 정도의 시범 영상으로 제작하고 원작 작가의 허락을 받는다. 작가가 동의하면 애니메이션 영상 판권 계약을 하고 본격적인 콘텐츠 제작을 시작한다. 조 대표는 “보통 4분짜리 파일럿 영상을 제작하는 데 3~4개월 정도 걸리지만 투니모션은 AI 등을 활용해 2주 만에 관련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웹툰의 이미지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제작 방식의 80% 정도를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웹툰의 음성 부분도 AI를 활용해 인력과 시간을 단축했다.

○생성 오디오 서비스도 주목

AI가 웹툰을 영상으로 제작…물류 창고 관리도 '척척'
가우디오랩은 AI 기반 오디오 전문 기업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 영상 등에서 다양한 소리 관련 솔루션을 제공한다. 가우디오랩에선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음향 공학 박사 9명을 포함해 40여 명의 오디오 전문가가 일한다. 이 회사 핵심 기술은 ‘소리 분리’다. 여러 악기와 목소리가 있는 음원에서 필요한 소리를 찾아 따로 떼어 낼 수 있다.

가우디오랩은 최근 생성 음성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동영상을 입력하면 영상에 어울리는 음향이나 음성을 만드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지난 1월 CES에서 주목받았다. 사티아 나델라가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해당 서비스를 보기 위해 가우디오랩 부스를 찾기도 했다. 오현오 가우디오랩 대표는 “최근에 생성 이미지 서비스는 많이 나왔지만, 생성 음향 서비스는 찾기 어렵다”며 “가우디오랩처럼 관련 전문가를 보유한 기업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아스는 AI 기반 음향 탐지 및 추척 전문 업체다. 다채널 마이크로폰 센서를 활용해 특정 산업 시설 등의 이상을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상 소음 발생 시 실시간 영상으로 해당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도 제공한다. 이재현 로아스 대표는 “음향 검사 시스템인 ‘AI 스퀘어’는 제조 공정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작동할 때 나오는 이상 소음을 잡아내 불량 제품을 찾아낸다”고 설명했다.

로아스는 LG전자에 관련 솔루션을 제공했다. LG전자의 공기청정기, 시스템 에어컨 등이 작동하는 소리를 분석해 제품 상태를 진단한다. 이 대표는 “LG전자 사업본부의 국내외 에어솔루션 45개 생산라인에 로아스 솔루션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로아스는 무인 차량과 드론 등에도 활용해 자사 솔루션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