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12만전자·26만닉스' 반도체 기대감…숨은 수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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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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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관련주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전 세계 반도체 랠리를 주도하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주가 상승 여력이 여전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동안 투자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0.39% 오른 2745.05에 장을 마감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1.96% 상승해 연고점인 2750선에 근접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 국내 증시에서 '큰 손' 외국인의 코스피 총 순매수 규모는 1조608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금융투자는 각각 6671억원, 7925억원으로 나타났다.

연휴 휴장 영향으로 이달 거래일은 나흘에 불과하지만,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전체 순매수액(3조3725억원)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7.67%에 달한다. 이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외국인이 7415억원 매수했고, 기관과 금융투자도 각각 2215억원, 1490억원어치를 매수해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외국인은 이달 국내 증시 투입 자금 절반 수준을 삼성전자를 사는 데 사용했다.

이달 SK하이닉스도 투자자별로 순매수 2~3위 종목으로 꼽혔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외국인이 1124억원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3위 종목에 올랐고, 금융투자 역시 356억원어치를 매수해 삼성전자 다음으로 SK하이닉스를 순매수했다.

투자자들이 반도체 대표주 쓸어담는 이유는 생성형 AI 열풍에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실제로 최근 AI 반도체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핵심 부품으로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비트(bit)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에서 올해 5%로 상승하고, 내년에는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체 D램 매출에서 HBM 점유율은 지난해 8%에서 올해 21%, 내년 30%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HBM 판매 단가가 2025년엔 5~1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2026년까지 HBM 시장이 48%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2만원, 26만원으로 올려잡았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관련 장비 업체 수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후공정·패키징 장비 수주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서다. 극자외선(EUV)와 원자층박막증착(ALD장비와 같은 신규 공정 장비 발주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류형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AI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시장에서 유지되는 한 후공정의 주가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후공정 분야에선 피에스케이홀딩스·이오테크닉스·리노공업, D램 부문에선 유진테크·피에스케이·주성엔지니어링 등 전공정 장비 업체를, 낸드 장비 업체 중엔 HPSP·솔브레인·하나머티리얼즈를 선호주로 꼽는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정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레이저 기술력 확보한 장비 업체 AP시스템과 이오테크닉 등도 관심 종목으로 거론됐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하면서 얇고 깊은 구멍을 뚫어야 하는 데다 HBM 단수 증가로 웨이퍼 작업 과정에서 레이저 기술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AP시스템은 레이저리프트오프(LLO) 기술력과 노하우 등을 통해 반도체 시장 진입에 나서고 있다. 올해 2분기부터 반도체 관련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사 내 반도체 장비 점유율 확대로 AP시스템의 반도체 매출 비중은 지난해 8%에서 올해 10%, 내년엔 15%로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반도체 장비업체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레이저 기기 전문업체 이오테크닉스의 경우 반도체 후공정 중요성이 커지며 관련 장비 수주 수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