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LG이노텍·삼성전기 수익성 개선…고부가 제품 확대에 환율효과도 한몫
'IT 불황' 전자부품업계, 고부가 제품이 부진 탈출 이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방 정보기술(IT) 수요 둔화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은 전자부품 업계가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면서 회복 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전자부품 업체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올해 1분기에 나란히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삼성전기가 공시한 1분기 영업이익은 1천8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7% 늘고, 매출은 2조6천243억원으로 29.8%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63.3%, 13.8% 늘었다.

앞서 회사 측은 올해 IT 시장이 점차 회복할 것으로 보고 IT용 고부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및 패키지 기판, 인공지능(AI) 관련 제품 등 고부가·고성능 부품 확대에 나섰다.

이에 1분기에 AI 서버 등 산업·전장용 고부가 MLCC 판매가 증가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폴디드 줌 등 고성능 카메라 모듈 공급이 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 환경에서 갤럭시 S24 출하량이 예상보다 양호했고, MLCC 믹스도 양호했다"며 "MLCC 믹스 개선은 우려 대비 견조한 전장향 수요와 생성형 AI 서버·데이터센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2분기에도 고부가 제품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하이엔드 제품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고객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IT 불황' 전자부품업계, 고부가 제품이 부진 탈출 이끈다
지난 24일 LG이노텍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21.12% 증가한 1천760억원이다.

매출은 4조3천336억원으로 소폭(0.97%) 줄었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LG이노텍도 고부가 제품 중심 사업구조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선방했다.

센싱, 통신, 조명모듈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부품을 비롯해 FC-BGA 같은 고부가 반도체기판을 필두로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구축에 힘쓰고 있다.

1분기에는 비수기와 전방 IT 수요 약세에도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공급 및 적극적인 내부 원가 개선 활동, 우호적인 환율 영향 등에 수익성이 개선됐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는 전장부품사업은 자동차 수요 약세에도 차량조명 부품 등의 매출 성장세와 적극적인 원가 개선 활동에 힘입어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우려대로 1분기에 아이폰 수요 및 출하 흐름은 부진했으나, 카메라모듈의 혼합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긍정적인 환율 효과, 원가 개선 활동 등이 수익성 개선에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박지환 LG이노텍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디지털 제조공정 혁신과 생산운영 효율화를 통해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수익 기반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