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에 주식 지급 약정하면 공시해야"…공정위 매뉴얼 개정
올해부터 총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집단)들은 총수일가에 양도제한조건부 주식지급(RSU), 스톡그랜트 등과 같은 주식 지급 약정을 할 경우 약정 내용을 매년 공시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대규모기업집단 공시 매뉴얼'을 공개했다.

공정위는 새로운 공시정보 수요와 기업집단 간담회, 업계 민원 청취 등을 통해 수렴한 의견 등을 반영해 매뉴얼을 개정했다.

우선 기업집단 현황 공시 중 특수관계인에 대한 유가증권 거래현황 공시에서 RSU 등 주식 지급거래 약정 내역 공시 양식이 새롭게 추가됐다.

올해부터 기업들은 직전 사업연도에 특수관계인(총수 일가 및 임원)과 주식 지급거래 약정을 체결한 경우 ▲부여일 ▲약정의 유형 ▲주식 종류 ▲수량 기타 주요 약정내용 등을 연 1회 공시해야 한다.

RSU는 성과 달성이나 일정 기간 재직 등의 조건을 충족한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무상으로 주는 제도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한화그룹이 2020년 최초로 도입해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들에게 지급했다.

공정위는 RSU를 비롯한 주식거래 지급 약정이 총수 일가 등의 지분율 확대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공시양식으로는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약정 시점에 주식을 지급하는 스톡그랜트나 양도제한조건부 주식보상(RSA) 등과 약속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지금은 실제 주식을 지급하는 시점에 '매도가'를 공시하는 식이어서 과거의 약정내용을 파악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주식거래 지급 내역을 공시 대상에 포함해 총수 일가 등의 지분변동 내역과 장래 예상되는 지분변동 가능성 등에 관한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주식 지급약정 내용은 금융감독원의 사업보고서 공시 서식에서도 포함돼있다. 다만 공정위의 현황 공시는 사업보고서 공시 대상인 상장사뿐만 아니라 비상장사도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

김민지 공정위 공시점검과장은 "RSU의 본래 취지는 임직원들의 성과를 보상하기 위한 것이지만, 우리 기업집단이 도입한 RSU는 임직원 성과와 연동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며 "오히려 현금으로 지급되던 성과급을 대체하거나 주식 배분을 용이하게 하는 용도로 사용됐다는 지적이 많았던 만큼,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공시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 매뉴얼이 적용되면 이런 주식지급거래 약정을 하는 대기업집단 소속사들은 주식 종류와 수량, 약정의 유형, 주식부여 조건, 지급일 등을 매년 5월 말 공시해야 한다.

또 이번 개정 매뉴얼에 따라 대기업집단 소속사들은 물류·IT 서비스 거래현황 공시에서 매입·매출 거래 가운데 매출 내역만 공시하면 된다.

대기업집단 소속 국내 비상장사가 '타인을 위한 채무보증 결정' 항목을 공시할 때 채무자별 채무보증 잔액 가운데 채무보증 기간도 따로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공시매뉴얼은 매년 5월 초 공정위가 지정하는 총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 등의 공시의무를 실제로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지 공시양식과 작성법을 담은 지침서로, 양식에 따라 제때 공시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개정된 공시 매뉴얼은 공정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며 다음달 중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공시양식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는 현황공시의 경우 2024년 연 공시 및 1분기 공시부터, 비상장사 중요사항 공시는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양식이 반영되는 즉시 새로운 공시매뉴얼에 따라 공시를 진행해야 한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