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과학이?!] 아름다운 벚꽃에 숨은 자연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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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물감 안토시아닌
벚꽃은 특유의 황홀한 분홍빛으로 우리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마치 붓으로 살살 물들인 듯한 이 사랑스러운 빛깔의 주인공은 안토시아닌이라는 수용성 색소입니다. 이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을수록 벚꽃 잎은 짙은 자홍색으로 물들게 되죠.언뜻 봐서는 벚꽃 잎이 다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벚나무 품종에 따라 순백색부터 진한 자홍색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색상을 띠어요. 안토시아닌뿐만 아니라 플라보놀, 카로티노이드 등 여러 색소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빛깔을 만들어 냅니다. 비유하자면 자연의 팔레트에 있는 여러 가지 물감을 섞어 다양한 빛깔을 내는 것이죠.
벚꽃 잎의 아기자기한 모양에도 주목해 볼까요. 벚꽃 잎은 타원형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워 놓은 도란형이에요. 이런 모양은 광합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식물이 빛을 받아 에너지를 만드는 것을 광합성이라고 하는데, 광합성을 할 때는 물과 양분을 꽃잎 구석구석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때 잎맥이 꽃잎에 골고루 분포해 있어야 광합성이 효율적으로 이뤄져요. 다시 말해 잎맥이 그려 내는 섬세한 모양에 따라 꽃잎의 형태가 결정되는 것이죠.
곤충 유인하는 달콤한 꽃향기
벚꽃의 또 다른 매력은 우리의 후각을 매혹하는 달콤한 향기입니다. 벤질 아세테이트, 벤질 알코올 등의 물질이 꽃잎에서 바람을 타고 은은히 퍼져나가며 향긋한 꽃 내음을 뿜어내죠. 식물은 이 꽃향기로 벌과 나비를 끌어들입니다. 냄새를 맡고 꽃을 찾아온 곤충의 몸에 꽃가루가 묻게 되고, 꽃가루를 묻힌 곤충이 이 꽃, 저 꽃을 옮겨 다니며 식물의 수분을 돕죠. 향기로 곤충을 유인해 꽃가루를 운반하도록 하는 것, 참으로 교묘하고도 멋진 생존 전략 아닌가요?이렇듯 자그마한 벚꽃 한 송이, 꽃잎한 장에도 경이로운 자연의 비밀이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안토시아닌이라는 물감으로 그려 낸 색감, 광합성을 위해 섬세하게 배치된 잎맥, 그리고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달콤한 향기까지. 오랜 세월 자연 속에서 다듬어 온 생존의 지혜가 그 안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벚꽃을 볼 때마다 가슴 설레는 것은 어쩌면 저 작은 꽃송이가 간직한 생명의 경이로움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이 들려주는 신비로운 과학 이야기에 흠뻑 빠져 보세요. 이상 누군가 벚꽃 축제에 함께 가 주길 간절히 바라는 닥터 스코였습니다. 네? 올해 벚꽃이 이미 다 지고, 벚꽃 축제도 끝나 버렸다고요?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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