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6년만 최악 스타트…'박지성 픽' 페트레스쿠 반전 이룰까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16년 만에 '최악의 스타트'를 보이며 시즌 전망을 어둡게 한다.

4일 5라운드까지 마친 하나원큐 K리그1 2024 순위표를 보면 한때 '절대 1강'으로 군림하던 전북이 최하위인 12위로 처져있는 생경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전북은 3무 2패로 승점 3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개막 5경기에서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 구단은 전북이 유일하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가 2승 2무 1패에 그치고 11개 구단이 최소 1승 이상을 올리는 등 리그가 초반 '난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전북만 홀로 '침몰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올 시즌 전북의 스타트 성적은 '역대급'이라 할 만하다.

전북이 5경기를 소화한 시점 최하위에 머문 것은 '왕조'로 거듭나기 전인 2008시즌이 마지막이다.

당시 14개 팀이 K리그에서 경쟁했는데, 전북은 1무 4패로 승점 1을 기록 중이었다.

전북, 16년만 최악 스타트…'박지성 픽' 페트레스쿠 반전 이룰까
최강희 현 산둥 타이산(중국) 감독의 지휘 아래 전북은 2009시즌 창단 첫 리그 우승을 이뤘고, 이후에도 꾸준한 성적을 내며 명실상부 K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 잡는다.

그러면서 전북이 순위표 하위권에 자리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워졌다.

이후 전북이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인 건 김상식 감독 2년 차였던 2022시즌에서였다.

하지만, 당시 전북도 올 시즌 전북보다는 성적이 나았다.

2022시즌 5라운드를 마친 시점 전북은 승점 4로 12개 팀 중 11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의 전북과 다르게 시즌 첫 승(1승 1무 3패)은 챙긴 상황이었다.

지난해 전북은 부진 끝에 김상식 감독이 물러나는 등 풍파를 겪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 체제로 새 출발 했다.

전북, 16년만 최악 스타트…'박지성 픽' 페트레스쿠 반전 이룰까
4위로 지난 시즌을 마친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티아고, 에르난데스 등 대형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최악의 결과를 내고 있다.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전북 선수들은 티아고의 발끝에까지 이르는 공격 루트를 좀처럼 찾아내지 못하고 리그 최저 득점(4골) 공동 2위에 머물러 있다.

수비도 흔들린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쓰러진 베테랑 센터백 홍정호의 빈자리가 너무 커 보인다.

3일 0-2로 패한 제주 원정에서는 왼쪽 수비수 김진수가 퇴장당하는 장면까지 나와 불안감을 키웠다.

김진수는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32분 크로스를 시도하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몸싸움한 김태환을 발로 걷어차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퇴장당했다.

'주장'인 그가 외려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북, 16년만 최악 스타트…'박지성 픽' 페트레스쿠 반전 이룰까
'무승'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커지는 우려의 시선은 결국 페트레스쿠 감독에게로 쏠릴 수밖에 없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측면 공격수들의 스피드와 스트라이커의 결정력에만 의존하는 단순한 전술로 일관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전북은 부진하더라도 일단은 사령탑을 믿고 기다리는 전통을 가진 구단이다.

게다가 페트레스쿠 감독은 '박지성 픽'이다.

한국 축구의 영웅인 박지성 전북 디렉터가 페트레스쿠 감독 선임 작업을 주도했다.

그러나 페트레스쿠 감독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구단도 '다른 옵션'을 고려하게 될 수밖에 없다.

전북은 K리그 역대 최다인 9회 우승을 이룬 '명문 구단'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K리그1 5연패의 대업을 이루기도 했다.

전북이 2009시즌 첫 우승을 한 이래, 3년 이상 왕좌에서 물러나 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