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산만한 편이네요"…유치원에 뜬 '똑똑한 선생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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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유치원에 'AI 쌤'이 떴다
MZ 엄빠들의 육아 동지도 매칭
저출산에도 성장한 키즈산업
어린이집 아이의 행동 세밀하게 분석
어머니 데이터 분석해 육아 친구도 추천
부모는 물론 주변에서 키즈 상품 구입
MZ 엄빠들의 육아 동지도 매칭
저출산에도 성장한 키즈산업
어린이집 아이의 행동 세밀하게 분석
어머니 데이터 분석해 육아 친구도 추천
부모는 물론 주변에서 키즈 상품 구입
"아이가 좀 산만한 편입니다." "우리 아이가 활동적이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에요."
이전 같으면 평행선을 달렸을 어린이집 교사와 학부모의 대화다. 논쟁을 끝낸 것은 인공지능(AI)이다. AI 스타트업 플레이태그의 영유아 행동 분석 서비스 ‘스토리라인’을 보여주면 학부모들이 수긍한다는 게 일선 어린이집의 설명이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폐쇄회로TV(CCTV)로 아이의 행동을 분석한 AI가 수치를 들며 아이의 특성을 알려준다. ‘어린이집에서 걸음 수가 반 친구보다 최대 다섯 배 많고, 교우 관계 시간은 30% 정도 적다’는 식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적극적으로 참여한 활동 프로그램, 대화를 가장 많이 한 친구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푸드 AI 스타트업 누비랩은 어린이집 원아의 급식 데이터를 AI로 분석한다. 아이의 식판을 사진으로 찍어 식습관을 파악한다. 해당 서비스인 ‘냠냠키즈’를 전국 100여 곳의 어린이집에서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누비랩이 내놓은 급식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국내 어린이집 원아들은 삼겹살볶음을 가장 선호하고, 평균 28분 31초 동안 식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훈 누비랩 대표는 “냠냠키즈를 통해 아이들의 식습관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육아 스타트업 아이앤나는 산후조리원에서 AI로 배냇짓 순간, 하품 등 아기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주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산후조리원의 신생아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다 AI 기능을 추가했다. 전국 350여 개의 산후조리원에서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육아 정보 플랫폼 스타트업 빌리지베이비에선 ‘베이비빌리 동기모임’(베동) 커뮤니티 서비스가 인기다. 베동은 출산 예정일을 기준으로 아기 성장이 비슷한 부모를 묶는 것이 핵심이다. 2021년 10월 베동 서비스 시작 이후 누적 게시글이 지난해 25만건을 돌파했다. 이정윤 빌리지베이비 대표는 “회사명에는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의 뜻이 담겼다”며 “저출산 기조에도 MZ 엄빠들은 베동에서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며 성장해 나갔다”고 밝혔다.
육아 용품 스타트업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아기띠로 유명한 코니바이에린은 2017년 설립 후 흑자를 계속 기록하고 있다. 대표 상품인 코니아기띠는 출시 5년 만인 2022년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 코니바이에린는 최근 신제품을 내놨다. 신제품인 ‘듀얼 서포트 힙시트’는 엉덩이 패드와 등 패드 등 총 2개의 패드가 받쳐줘 아기를 안정적으로 안아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양육자의 손목 부담을 덜어준다. 임이랑 코니바이에린 대표는 “아기띠는 집중 육아기의 부모에게는 가장 필요한 제품”이라며“‘부모로서의 삶을 더 쉽고 멋지게’라는 회사의 미션에 가장 부합하게 수년 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키즈 오디오테크 기업 코코지는 영유아 오디오 콘텐츠 ‘코코지하우스와 아띠’를 판매하고 있다. 오디오 플레이어인 코코지하우스 안에 캐릭터 모형 아띠를 넣으면 오디오 콘텐츠가 나온다. 캐릭터 모형에 다른 오디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역사, 경제, 판소리,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약 450만 개 콘텐츠를 제공한다. 2022년에 나온 코코지하우스와 아띠는 33만 개 이상이 팔렸다. 이 제품 구입자의 70% 이상이 6개월 이상 계속 이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저출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관련 예산을 늘린 것도 키즈 산업을 키웠다. 정부의 저출산 대응 예산은 2018년 26.3조원에서 지난해 48.2조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런 영유아 관련 시장의 변화에 벤처캐피털(VC)도 움직이고 있다. 유아 전용 AI 챗봇 개발사 카티어스, 육아 전문 쇼핑몰 운영사 오비터스, 아동복 재판매 스타트업 뭉클 등이 최근 설립 초기에 시드 단계 투자를 받았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이전 같으면 평행선을 달렸을 어린이집 교사와 학부모의 대화다. 논쟁을 끝낸 것은 인공지능(AI)이다. AI 스타트업 플레이태그의 영유아 행동 분석 서비스 ‘스토리라인’을 보여주면 학부모들이 수긍한다는 게 일선 어린이집의 설명이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폐쇄회로TV(CCTV)로 아이의 행동을 분석한 AI가 수치를 들며 아이의 특성을 알려준다. ‘어린이집에서 걸음 수가 반 친구보다 최대 다섯 배 많고, 교우 관계 시간은 30% 정도 적다’는 식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적극적으로 참여한 활동 프로그램, 대화를 가장 많이 한 친구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어린이집으로 들어간 AI
AI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선생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플레이태그는 AI 기반 행동 분석 기술을 활용해 어린이집 등의 영유아 행동을 기록하는 솔루션인 스토리라인을 개발했다. 부모의 동의를 받아 폐쇄회로TV(CCTV)로 찍힌 아이의 행동을 AI로 분석한다. 이 회사를 창업한 박현수 대표는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3차원(3D) 행동 복원 인식 분야의 전문가다. 플레이태그는 100여 개 교실에 스토리라인을 제공 중이다. 박 대표는 “기술을 고도화해 아이의 전체적인 발달 상태도 분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푸드 AI 스타트업 누비랩은 어린이집 원아의 급식 데이터를 AI로 분석한다. 아이의 식판을 사진으로 찍어 식습관을 파악한다. 해당 서비스인 ‘냠냠키즈’를 전국 100여 곳의 어린이집에서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누비랩이 내놓은 급식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국내 어린이집 원아들은 삼겹살볶음을 가장 선호하고, 평균 28분 31초 동안 식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훈 누비랩 대표는 “냠냠키즈를 통해 아이들의 식습관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육아 스타트업 아이앤나는 산후조리원에서 AI로 배냇짓 순간, 하품 등 아기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주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산후조리원의 신생아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다 AI 기능을 추가했다. 전국 350여 개의 산후조리원에서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육아 동지 모여라”
AI를 활용한 영유아 돌봄 서비스도 늘고 있다. 돌봄플러스를 운영하는 휴브리스는 AI로 육아 도우미 매칭 속도를 높였다. 하루 단위부터 입주 돌봄까지 유형을 골라 신청하면 AI가 위치와 도우미 경력 등을 따져 빠르면 1시간 만에 추천을 완료한다. 영유아 교육 매칭 플랫폼업체 자란다는 AI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아이에 맞는 선생님을 이어준다. 육아 스타트업 째깍악어도 고객 데이터와 돌봄 데이터를 확보해 AI 기반 추천 성능을 개선했다. 커뮤니티도 영유아 서비스의 핵심 기능으로 꼽힌다. 정보를 교류하고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는 ‘육아 동지’를 원하는 학부모가 많아서다. 육아 커뮤니티 스타트업 다이노즈는 동네 기반 육아 커뮤니티 플랫폼 육아크루를 운영하고 있다. 만 6세 이하의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가 주요 이용자다. 육아 친구를 1대1로 연결해 주는 맞춤형 매칭 서비스인 ‘짝크루’를 제공한다. 짝크루는 사는 곳, 출산 시기, 자녀 수, 직업, 엄마의 관심사 등 육아 프로필 데이터를 분석해 육아 친구를 추천한다. 이가영 다이노즈 공동대표는 “육아크루의 솔루션을 통해 엄마가 동네 육아친구를 만나면 아이도 또래 친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육아 정보 플랫폼 스타트업 빌리지베이비에선 ‘베이비빌리 동기모임’(베동) 커뮤니티 서비스가 인기다. 베동은 출산 예정일을 기준으로 아기 성장이 비슷한 부모를 묶는 것이 핵심이다. 2021년 10월 베동 서비스 시작 이후 누적 게시글이 지난해 25만건을 돌파했다. 이정윤 빌리지베이비 대표는 “회사명에는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의 뜻이 담겼다”며 “저출산 기조에도 MZ 엄빠들은 베동에서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며 성장해 나갔다”고 밝혔다.
육아 용품 스타트업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아기띠로 유명한 코니바이에린은 2017년 설립 후 흑자를 계속 기록하고 있다. 대표 상품인 코니아기띠는 출시 5년 만인 2022년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 코니바이에린는 최근 신제품을 내놨다. 신제품인 ‘듀얼 서포트 힙시트’는 엉덩이 패드와 등 패드 등 총 2개의 패드가 받쳐줘 아기를 안정적으로 안아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양육자의 손목 부담을 덜어준다. 임이랑 코니바이에린 대표는 “아기띠는 집중 육아기의 부모에게는 가장 필요한 제품”이라며“‘부모로서의 삶을 더 쉽고 멋지게’라는 회사의 미션에 가장 부합하게 수년 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키즈 오디오테크 기업 코코지는 영유아 오디오 콘텐츠 ‘코코지하우스와 아띠’를 판매하고 있다. 오디오 플레이어인 코코지하우스 안에 캐릭터 모형 아띠를 넣으면 오디오 콘텐츠가 나온다. 캐릭터 모형에 다른 오디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역사, 경제, 판소리,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약 450만 개 콘텐츠를 제공한다. 2022년에 나온 코코지하우스와 아띠는 33만 개 이상이 팔렸다. 이 제품 구입자의 70% 이상이 6개월 이상 계속 이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저출산에도 키즈산업 성장 이유
최근 영유아 대상 스타트업의 성장이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핵심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출생아 수는 2018년 32만6822명에서 지난해 23만명으로 5년 새 30%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키즈산업은 커지고 있다. 국내 아동·유아용품(온라인 거래액 기준) 시장 규모는 같은 기간 3조6152억원에서 5조2426억원으로 45% 늘었다. 업계에서는 ‘텐 포켓(10개의 주머니)’이라 불리는 현상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이가 귀해지면서 부모는 물론 양가의 조부모와 이모, 고모, 삼촌 등이 지갑을 연다는 뜻이다.저출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관련 예산을 늘린 것도 키즈 산업을 키웠다. 정부의 저출산 대응 예산은 2018년 26.3조원에서 지난해 48.2조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런 영유아 관련 시장의 변화에 벤처캐피털(VC)도 움직이고 있다. 유아 전용 AI 챗봇 개발사 카티어스, 육아 전문 쇼핑몰 운영사 오비터스, 아동복 재판매 스타트업 뭉클 등이 최근 설립 초기에 시드 단계 투자를 받았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