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새 선수를 발굴해 나가겠습니다.
(콜린 벨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필리핀과의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두고 1일 이천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소집훈련에 들어갔다.
총 24명이 소집됐다.
지난 25일 발표된 명단 가운데 소속팀에서 부상 당한 손화연, 이민아(이상 현대제철)가 제외되고 이금민(브라이턴), 전유경(위덕대), 고다애(고려대)가 대신 발탁됐다.
대표팀은 오는 4일과 8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필리핀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필리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9위로 한국(20위)보다 낮지만, 최근 미국계 선수들이 대거 합류해 전력이 강해지고 있는 다크호스다.
한국은 어느 때보다 '목표 설정'과 '동기 부여'가 중요한 시점에 만만치 않은 상대와 스파링을 펼친다.
한국은 역대 최고 성적인 16강 이상을 노린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고, 명예 회복을 벼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북한에 덜미를 잡히며 8강에서 탈락했다.
이어 지난해 10∼11월 치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에서도 4강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하며 파리행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당분간 큰 대회는 없다.
2026년 열릴 여자 아시안컵, 2027년 치러질 여자 월드컵을 겨냥해 장기적으로 '리빌딩'에 들어가야 할 시점이다.
한국의 '핵심 자원'으로 오래 활약한 지소연은(시애틀) 33세, 조소현(버밍엄 시티)은 35세다.
훈련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선 벨 감독은 한국으로 "앞으로 2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계속 2026년 아시안컵을 위해 준비하겠다.
그리고 계속 새 선수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새 선수 선발에 명확한 기준점이 있다.
기술, 그리고 소통 능력, 그리고 몸으로 보여주는 판단력, 여기에 신체적인 능력까지 두루 갖춘 선수들을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그러나 그 기회를 잡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 감독은 그동안 '고강도 축구'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선수들의 체력 증진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 아시안컵까지 고강도 축구의 틀을 이어가면서 '템포'까지 끌어올리겠다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벨 감독은 "남자 축구를 보면 월드컵, 프리미어리그, 라리가는 빠르고, K리그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경쟁적이고 빠른 템포의 축구로 세계 무대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2024 AFC U-20 여자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호주에 1-2, 0-1로 잇따라 진 점을 예로 들며 여자축구에 더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벨 감독은 "호주는 어린 선수들이 자국 리그에서 성인 선수들과 함께 경쟁하고 있다.
우리가 발전 속도에서 뒤처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계속 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팬들 앞에서 처음으로 A매치를 치르게 된 미국 출신 혼혈 선수 케이시 페어는 "팬들의 기대에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겠다.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팀의 경기력을 높이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페어는 '이천 특산물인 쌀밥을 먹어봤느냐'는 질문에 당황한 듯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어 취재진을 웃게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