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위성정당, 친정과 팀플레이…조국당은 선명성 '공중전'
'지지율 열세' 제3지대 정당들, 중도·무당층 표심 잡기 사활
[총선 D-10] 비례 3강 각축전…"국민 찍자" "더불어 몰빵" "지민비조"
4·10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46석의 비례의석 쟁탈전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의 위성정당과 조국혁신당 간 3파전으로 치열하다.

'3강' 비례정당의 각축전이 치열한 가운데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녹색정의당 등의 제3지대 군소정당은 지지율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거대 양당을 '모(母)정당'으로 둔 국민의미래와 더불어민주연합은 친정을 활용한 '연합 작전'을 펴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현장 유세에는 같은 색상의 옷을 입은 국민의미래와 더불어민주연합 관계자들이 어김없이 자리한다.

이들은 직접 유세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홍보 피켓을 들어 모정당과 위성정당 관계임을 유권자에게 알린다.

다른 정당 및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피해 가기 위한 '그림자 팀플레이'다.

국민의미래의 경우 국민의힘 한동훈 위원장을 중심으로 '국민만 보고 찍자'는 구호를 내세운다.

'국민'을 공통 분모로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 때 국민의힘, 국민의미래를 택해달라는 의미다.

국민의미래 선거 운동원들은 한 위원장 유세 현장에 '이번에도 둘째 칸, 국민 여러분 미래 합시다'라는 피켓을 들고 나선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지역구 투표용지와 비례대표 투표용지 두 번째 칸에 자리한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미래 재외선거 방송 연설도 직접 맡는 등 총력 지원을 하고 있다.

국민의미래에 인요한 선대위원장이 있지만, 사실상 '한동훈 원톱' 체제의 선거전이 연출되는 것이다.

국민의미래의 목표 의석은 20석이지만, 조국혁신당의 중도층 표심 흡수 여부에 따라 목표 달성이 불투명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미래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9석을 얻은 지난 총선 때보다 1석이라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면서 "조국혁신당의 경우 후보들의 개별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D-10] 비례 3강 각축전…"국민 찍자" "더불어 몰빵" "지민비조"
더불어민주연합은 '몰빵 13론'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구는 1번(민주당), 비례대표는 3번(더불어민주연합)을 찍어 정권 심판을 위해 민주당에 표를 몰아달라는 캠페인이다.

이 대표의 후보 지원 유세 무대 앞에는 '4월 10일 더불어로 몰빵', '비례는 3번'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더불어민주연합 관계자들이 줄지어 서 자연스러운 '동반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민주연합이 풀어야 할 과제도 지지층이 겹치는 조국혁신당의 표 잠식이다.

당초 20석 안팎을 전망했으나 지금은 조국혁신당에 추월당해 '10석 달성도 위험하다'는 내부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이 대표도 후보 지원 유세에서 "반드시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1당을 해야 한다"고 더욱 독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연합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을 모정당으로 뒀다는 것이 조국당과 차별점"이라며 "윤석열 정권 심판은 군소정당으론 한계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총선 D-10] 비례 3강 각축전…"국민 찍자" "더불어 몰빵" "지민비조"
조국혁신당은 당의 '간판'인 조국 대표와 제1공약인 '검찰독재 조기 종식'을 앞세운 선명성으로 득표율을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당) 흐름이 나타나며 지지율에 탄력을 받은 조국혁신당은 앞으로 현 정권에 비판적인 중도층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비례대표 후보자들은 선거법상 마이크를 사용한 연설을 할 수 없는데, 국민의미래와 더불어민주연합처럼 모정당의 '스피커'를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약점이다.

조 대표는 유세 연설이 아닌 기자회견 형식을 택해 메시지를 발신하는 '공중전'을 펴고 온라인 홍보를 통해 유권자들에 다가가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당초 목표였던 '10석 확보' 목표를 올려잡진 않았으나, 그 이상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 대표는 지난 26일 "20석까지 바라는 것은 과욕이고 '10 플러스 알파(α)' 정도를 얻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윤석열 정권에 기여한 후보들이 있는 지역에 가서 남은 정권 3년은 너무 길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D-10] 비례 3강 각축전…"국민 찍자" "더불어 몰빵" "지민비조"
지지율 열세인 군소정당들은 중도층 공략에 사활을 걸었다.

개혁신당은 이대로라면 의석수가 최대 2석에 그칠 수도 있다는 위기감 속에 거대 양당을 심판할 대안 세력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은 현장 유세에서 "썩은 도끼로는 썩은 나무를 벨 수 없다"며 여당을 썩은 나무,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을 썩은 도끼로 비유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무당·중도층 표심을 얼마나 얻느냐에 승부가 달렸다고 보고 남은 기간 이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비례 0석' 위기인 새로운미래와 녹색정의당은 의석 배분 마지노선인 '득표율 3%' 벽을 넘는 데에 1차 목표를 두고 총력전에 나섰다.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후보 유세에서 정당 투표 캠페인을 병행하고 있다.

이들 역시 양당 진영 정치에 지친 무당층과 2030 세대에게 '네거티브 없는 대안 정당'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선거에서 비례 5석을 확보했으나 이번엔 존재감 실종 위기에 놓인 녹색정의당은 총선에서 '녹색' 이슈를 전면에 내건 유일한 정당, 소수자를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