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엔비디아 업고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 급등할 것"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을 공개하면서 주가 상승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을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았다.

현지시간 27일 CNBC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호황의 최대 수혜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을 지목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3을 공급 중이지만 5세대 HBM3E를 두고는 삼성전자 등과 경쟁 중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GTC 2024'에서 차세대 칩 '블랙웰'을 공개했다. 해당 제품에는 HBM 5세대 제품인 HBM3E가 들어간다.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의 새 칩을 시작으로 HBM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글로벌 HBM 시장은 2022년 23억달러에서 2026년 230억달러로 1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순이다. 4세대인 HBM3 시장은 SK하이닉스가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월가에서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개별 종목 투자 외에도 '인베스코 넥스트 젠 커넥티비티(KNCT)' 상장지수펀드(ETF)를 좋은 투자처로 봤다. 이 상품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을 편입한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공급 과잉 우려도 기우라고 일축했다. HBM은 여러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메모리 반도체다. 골드만삭스는 "HBM 칩 크기가 커지면서 수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며 "가까운 시일에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 역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업체의 수요 증가로 HBM3E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수율이 안정화되면 '가격 프리미엄'이 붙을 여지가 있다"며 SK하이닉스가 향후 수년 간 5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회사"로 평가했다. 마이크론 역시 HBM3E 양산을 계기로 이 분야에서 2025년부터 경쟁사를 능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