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이종섭에 "재판받고 책임질 사람이 공항 귀빈실 통해 빠져나가"
이준석, '항명' 혐의 기소된 박정훈 만나 "尹이 국민에게 항명"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21일 해병대원 고(故)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항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이날 열린 세 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온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박 대령은 작년 여름 집중호우 당시 채 상병이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사건의 초동 조사를 맡았는데,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이 대사가 귀국한 것과 관련해 "이 대사 도피 행각에 많은 사람이 실망하고 있다"며 "(25일 예정된) 공관장 회의에 온다는 것 자체가 급히 출국할 이유가 없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사 귀국은 누가 봐도 총선 일정에 맞춰 잡은 매우 정치적인 행동"이라면서 "윤 대통령이 여러 실정 이후 잠시 여당 지지율이 살아나는 것 같은 착시 속에 오만방자하게 행동하다 총선을 앞두고 잠시 움츠러드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받고 책임져야 할 사람은 공항 귀빈실로 빠져나가고 반대로 채 상병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할 사람은 군사법원 좁은 입구로 들어가 재판에 임해야 하는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또 이 대사의 거취에 대해 "이미 호주 언론에서도 이 대사 건이 보도되고 있고 무엇보다 이 대사가 대사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본인의 결단도 필요하고 결단이 늦어지면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본인이 수사받고 재판받느라 당무를 제대로 못 한다는 지적이 있는 상황에서 주요국 대사가 수사와 재판 때문에 자주 귀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대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