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등 주제 그림책 펴내…"재미있게 책 읽어주는 호호 할머니 되고 싶어"
걸그룹 도전엔 "요즘 노래는 리듬을 쪼개고 당기고…뉴진스 노래 100번 연습했죠"
인순이 "우리는 모두 달라서 특별해…그걸 아는 게 자존감이죠"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그래서 또 특별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썼죠."
가수 인순이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르다는 것에 위축되지 말고, 다르기 때문에 유니크(Unique)하다는 것을 알고, 힘들어하거나 스스로를 낮추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순이는 최근 음반이 아닌 그림책 '안녕, 해나'와 '어떤 여행'으로 팬들을 만났다.

'안녕, 해나'는 우리나라 다문화 1세대이자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가수 인순이가 직접 전하는 다름, 다양성, 인정과 이해, 자존감에 관한 이야기다.

또 다른 그림책 '어떤 여행'은 인순이가 메모로 간직한 노랫말을 담은 작품이다.

그는 지난 2013년 강원 홍천에 다문화학교 '해밀학교'를 세워 지난해 뜻깊은 개교 10주년을 맞기도 했다.

인순이는 "제가 하는 해밀학교가 올해 11년째를 맞았다"며 "지난해 10주년을 맞아 뭐라도 하자고 생각했는데, 거창한 것은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름'에 대한 짧은 그림책을 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처음 해보는 일인데 그림책을 내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항상 제 앞에는 '다른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죠. 그러다 보니 '다른 게 그렇게 큰 문제일까?'라고 생각도 했죠. 앞으로는 다른 게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
그는 "키가 작으면 작아서 특별하고, 작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키가 크면 커서 특별할 것"이라며 "그런데 이런 것들을 하나로 묶어버려 획일화하면 생각을 틀에 가둬버리는 게 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다문화 가정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2021년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 가정 자녀는 16만58명으로 9년 만에 3배로 증가했다.

인순이 "우리는 모두 달라서 특별해…그걸 아는 게 자존감이죠"
그는 다문화 청소년에게 "자신이 특별하다는 것은 자신이 알아야 한다.

온 우주에 나처럼 생기고 나 같은 성격의 사람은 딱 한 사람밖에 없지 않으냐"며 "그 특별함을 아는 것이 바로 자존감이다.

자신이 가진 특별함으로 본인이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간 어떻게 나이 들어가면 좋을지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그러다 책도 재미있게 읽어주고 이야기도 들려주는 '호호 할머니'가 되면 어떨지 생각해 봤지요.

(해밀) 학교 덕분에 책을 내기는 했지만, 이게 또 첫걸음이 될 수 있잖아요?"
인순이의 삶은 지난 1978년 희자매로 데뷔한 이래 도전의 연속이었다.

1983년 '밤이면 밤마다'의 히트 이후 조PD와 함께 부른 '친구여'(2004), 카니발의 동명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거위의 꿈'(2007)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장르를 넘나드는 솔로 디바로 우뚝 섰다.

그는 음악 말고도 해밀학교 설립, 보디빌딩, 백두대간 종주,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 등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도전에 도전을 거듭했다.

인순이 "우리는 모두 달라서 특별해…그걸 아는 게 자존감이죠"
인순이는 최근 대표곡 '또'(1996)를 만든 후배 박진영과 다시 한번 손잡고 큰 도전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바로 국내 대표 디바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와 손잡고 K팝 걸그룹 '골든걸스'를 결성한 것이다.

골든걸스는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데 이어 전국 투어 콘서트도 진행하고 있다.

걸그룹 결성 과정을 조명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순이가 부른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Hype Boy)는 온라인에서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도전이 두렵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진짜로 무서워서 두려운 것인지, 핑계를 찾기 위해 두려운 것인지 모르지 않느냐"며 "해봐야 알 수 있다.

게다가 너무나 노래를 잘하는 후배 셋과 함께 하는 데 망설일 게 없었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5명이 부르던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를 홀로 춤까지 추면서 부른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단다.

"'나 혼자 하면 죽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박)진영이가 그 노래를 준 날 속았다는 생각까지 들었죠. 처음에는 '누나, 춤을 추라는 게 아니라 누나 넷이 손만 쫙 들어도 나는 전율이 올 거야'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리듬감 있는 노래에 어떻게 몸을 안 움직이나요? 하하."
인순이는 "100번을 하면 답이 나올 테니, 일단 100번을 연습했다"며 "예전에는 노래들이 거의 정박이었는데, 요즘 노래는 가사도 많고 리듬을 쪼개고 당기고 밀더라. 그래서 우리도 많이 성장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골든걸스로 콘서트를 하면서 희자매 이후 약 45년 만에 그룹으로 무대에 섰다"며 "중박이라도 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기적이 일어났다.

(박)진영에게 '나의 주기가 돌아오고 있다.

또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되돌아봤다.

"저는 제 딸에게 도전을 좋아하는 '호기심 천국' 같은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무엇이든지 해 보지 않으면 엄청 답답하거든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고, 어디로 튈지 모른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