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결 너머 자유 = 김영란 지음.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법관이자 '소수자들의 대법관'으로 불리는 김영란 전 대법관이 쓴 '판결 시리즈'의 세 번째 책. 저자는 민주주의가 성숙해지면서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는 시대를 맞이했지만, 한편으로는 여론이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 여파는 롤스가 "공적 이성의 표본 역할"을 한다고 밝힌 법원에까지 미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법원 판결이 정치적 논쟁에 휩싸이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저자는 "정치적 논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사법부조차 이제는 어느 쪽이라는 걸 밝히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든 것만 같다"고 말한다.
그는 이런 상황일수록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합의의 실마리를 찾는다.
우리 사회의 '가장 올바른 결론'을 내기 위해 법관들이 고민하고 토론한 경로가 이 판결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공적 이성의 산물이자 가장 이성적인 기관인 법원이 중첩적 합의를 끌어내 사회의 표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창비. 248쪽.
▲ 정치는 왜 실패하는가 = 벤 앤셀 지음. 박세연 옮김.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인 저자에 따르면 현대 정치는 민주주의, 평등, 연대, 안전, 번영이라는 주요 가치로 이뤄졌다.
그런데 이들 다섯 가지 사안에서 갈등은 필연적이다.
개인 이익과 집단 목표 간에 불일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불일치를 '덫'이라고 표현한다.
저자는 사익 추구와 이기심을 탓하기보다는 제도를 설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규범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우리를 둘러싼 정치적 제도를 너무 성급하게 비효율적이라거나 부패했다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