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13일 오후 3시 48분

한때 사모펀드(PEF)들이 앞다퉈 투자한 렌털 플랫폼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인수 당시 기업가치가 1000억원대에 달했지만 실적 악화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고, 몸값 하락으로 인수자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성장 한계 부딪혔나…애물단지 된 렌털 플랫폼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9월 매물로 나온 렌털업계 1위 BS온(옛 BS렌탈)은 6개월째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기업 가치를 두고 의견 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캑터스PE와 대신PE가 2019년 1000억원에 인수했다. 전통 렌털 업체와 달리 판매 상품군에 제한이 없어 성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매각된 이후 실적이 고꾸라졌다. 2019년 영업이익은 164억원에서 2020년 129억원, 2021년 121억원, 2022년 119억원으로 줄었다.

SV인베스트먼트와 AJ캐피탈이 1000억원에 인수한 모스트엑스(옛 모두렌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모스트엑스는 2020년 915억원이었던 매출이 2021년 889억원, 2022년 656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0억원, 70억원, 4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선 렌털 플랫폼이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렌털 플랫폼은 입점 제조사의 의존도가 높아 실적 변동성이 크다. 렌털 플랫폼에서 대박을 낸 제조사들이 자체 판매로 전환하는 것도 실적 성장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렌털 플랫폼은 채권을 담보로 은행이나 캐피털사로부터 돈을 빌려 신규 상품을 발굴하는데 금리가 높을 땐 채권 가치가 하락해 구조금리 변동에 취약하다”며 “빨라진 히트 상품 주기에 대응하지 못하고 고객군을 잘못 선정해 연체율이 높아지면 채권 손실이 눈덩이처럼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