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고소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번엔 자신이 세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챗봇인 ‘그록’을 오픈소스화하기로 했다. 오픈AI의 챗GPT를 정조준했다는 분석이다. 생성형 AI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렉스 프리드먼과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오픈소스 AI의 개념 자체가 마음에 든다”며 “그록을 이번주에 오픈소스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록은 챗GPT와 같은 생성 AI 챗봇이다. 지난해 12월 머스크는 그록을 소셜미디어 X 유료 가입자를 대상으로 먼저 배포했다.

WSJ는 “머스크의 움직임은 올트먼과의 오랜 불화에 이어 또 다른 불화의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머스크는 이달 초 오픈AI, 올트먼 등을 고소하며 오픈AI의 영리사업이 회사 설립 당시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올트먼과 함께 오픈AI를 세울 때 ‘인류의 이익’을 위한 비영리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는데, 돈을 버는 데 관심을 뒀다는 것이다. 오픈AI 설립 초기 자금을 댔던 머스크는 2018년 회사를 떠났다.

머스크는 작년 11월 그록을 공개하며 “인류의 이해와 지식 탐구를 지원하는 AI 도구를 만들기 위해 정보 검색, 코딩 지원 등을 처리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AI보다 이점이 있으며, 약간의 재치와 반항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그록의 오픈소스 전환에도 상업적 동기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록의 어떤 부분이 무료로 공개될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픈소스 버전은 개발자와 잠재 고객이 이 모델을 더 빨리 채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 이는 본질적으로 마케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AI가 세계 AI 붐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머스크의 xAI는 이제 발걸음을 뗀 상황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