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이 3월 코스피지수가 최대 275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증시 상승을 주도하던 저주가순자산비율(PBR) 주들의 상승세가 비교적 둔화하면서 당분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코스피지수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 8곳이 예상한 평균 코스피지수 변동폭은 2512~2748로 집계됐다. 이날 종가(2674.27)와 비교하면 최대 2.7% 오를 것이라고 본 것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삼성증권이 2500~2800 사이를 제시해 가장 상단이 높았다. 이어 △신한 2400 ~2750 △키움 2520~2740 △한국투자 2550~2750 △교보 2500~2720 △현대차 2560~2720 △KB 2520~2760 △대신 2550~2750 등이었다.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대감으로 5.8% 상승했다. 기대감이 해소되면서 증권사들은 3월 상승폭은 비교적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월17일 10.1배 수준에서 지난달 29일 11.3배까지 올랐다.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국내 증시는 실적과 무관한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3월부터는 다시 경제와 기업 실적 등 기본적인 요소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전망이 상향되고 있는 반도체·소프트웨어·유틸리티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순환매 장세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반도체 업종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최근 3개월 사이 22.1%, 소프트웨어 업종은 3.3%, 유틸리티 업종은 202.7% 증가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및 연간 기준 EPS 개선이 두드러지는 업종은 유틸리티, 반도체, 화장품·의류, 운송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구체화가 3~4월 중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이 개선되는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약발'이 떨어지며 증시 상승폭이 둔화하겠지만 장기적인 상승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의 연간 변동폭을 기존 2320~2650 사이에서 2480~ 2870 사이로 상향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주주환원 인식이 제고되면서 증시 할인폭도 완화될 것"이라며 "하반기엔 수요회복 기대감으로 올해 기업 순이익 추정치도 일부 상향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