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기반 업스케일링 기능을 적용하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이미지. /엔비디아 제공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기반 업스케일링 기능을 적용하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이미지. /엔비디아 제공
저화질을 고화질로 바꿔주는 ‘업스케일링’ 기술이 생성 인공지능(AI) 업체의 새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시장 강자인 엔비디아가 업스케일링 기능을 쓸 수 있는 노트북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선보인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 기술을 공개하기로 했다. 가전 업체도 AI 화질 개선 기능을 적용한 TV로 시장을 공략한다.

MS는 자체 블로그에서 “오는 3월 21일 AI로 영상 해상도와 품질을 높이는 신기술인 ‘다이렉트SR’을 공개한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MS의 이번 신무기가 윈도11에 도입될 업스케일링 기능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 업스케일링은 넓어진 화소 간격에 주변과 비슷한 색만 채워 넣다 보니 이미지가 깨지거나 흐려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최근엔 AI가 이미지를 학습한 뒤 깨진 부분을 자연스럽게 채워 넣는 게 가능해졌다. 생성 AI가 화질 개선에도 쓰인다는 얘기다.

업스케일링 기술 경쟁에서 앞서 있는 건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8일 최신 AI 업스케일링 기능을 적용한 노트북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개했다. 데스크톱에서 지원하던 기능을 확장했다. 하지만 이 기능을 지원하는 전용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우에만 효과를 볼 수 있다. AMD, 인텔도 비슷한 기술이 있지만 후발주자다. MS가 이들 업체 장비에 모두 쓰일 수 있는 업스케일링 기술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범용 업스케일링 기술이 콘텐츠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 시장이 그렇다. 실사에 가까운 고해상도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제한적이다. 고화질 게임을 구동하려면 고사양 PC가 필요해서다. 범용 업스케일링 기술이 보급되면 고사양 게임의 진입장벽이 낮아져 시장이 넓어지는 효과가 생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도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소비자가 알아서 화질을 개선할 수 있게 되면 영상 송출에 들인 데이터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이미지 화질 개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픽셀빈 같은 해외 업체도 나왔다.

가전업계도 업스케일링 기술을 적용한 TV를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오는 15일 ‘2024년형 네오 QLED 8K’를 선보인다. 이 TV엔 AI 칩으로 영상 화질을 8K(해상도 7680X4320) 수준으로 올려주는 기술이 적용된다. LG전자도 13일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 TV를 출시한다. OTT 영상을 픽셀 단위로 보정하는 기능은 LG전자 TV 중 이 제품에 처음 적용됐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