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자료 수집에 바친 삶…신간 '김달진, 한국 미술 아키비스트'
미술 전시를 소개하는 행사에 빼놓지 않고 참석하는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전시 관련 자료를 꼼꼼하게 챙기고 기자간담회 내용부터 전시장 구석구석을 영상으로 부지런히 기록한다.

'호모 아키비스트'(Homo Archivist), '미술계 넝마주이 전설', '걸어다니는 미술사전' 등 여러 별칭으로 불리는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 이야기다.

미술 자료 수집에 열정을 쏟아온 김달진 관장의 삶을 조명한 책 '김달진, 한국 미술 아키비스트'가 출간됐다.

미술가와 미술 전시를 소개하는 1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김재희씨가 김달진 관장을 16차례 인터뷰한 내용과 고등학교 때부터 써온 일기 등을 바탕으로 그의 삶을 담았다.

어렸을 적부터 수집에 관심이 많았던 소년은 고교 졸업 후 미술 자료 수집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막막했다.

당시 잡지 등에 실린 서양 명화 등으로 만들었던 10권짜리 '서양미술전집'이라는 이름의 대형 스크랩북을 소개하는 자료를 미술계 관계자들에게 보냈던 그는 당시 이경성 홍익대 교수의 격려를 받기도 했다.

이후 이경성이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부임하면서 김달진 관장도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자료실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미술자료 수집에 바친 삶…신간 '김달진, 한국 미술 아키비스트'
15년간 미술관에서 일한 그는 이후 '가나아트'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연구소를 열고 월간지 '서울아트가이드'를 창간했다.

그는 수집에 그치지 않고 역시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자료박물관도 열어 자신이 수집한 자료를 공유하는데도 나아갔다.

그는 2013년 금성출판사에서 펴낸 중학교 2학년 도덕 교과서의 '직업 속 가치 탐구' 코너에서 미술자료 수집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미술자료를 개인적으로 수집하는 데 그쳤다면 인정받을 수 없었겠죠, 그런데 저는 그것을 사회와 공유했어요.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책을 펴냈고, 미술 잡지를 창간하고,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과 '한국미술정보센터'를 개관했죠, 자료 하나하나를 우리 현대미술의 역사 자료가 되도록 노력했어요.

미술평론가나 미술사가와 다른 저만의 꽃이죠."
기자 출신인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은 추천사에서 "미술계 넝마주이 전설이 이제 역사가 되었다"라며 "'걸어다니는 미술 백과사전', '움직이는 미술 컴퓨터'에서 미술 아키비스트, 나눔의 유튜버로 진화하고 있는 김달진 관장의 삶이 여기 있다"고 적었다.

벗나래. 240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