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가운데 지난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가장 낮았던 케이뱅크가 대출 금리를 한 번에 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업계에선 중저신용자 비중 확대를 위해 카카오뱅크 등 경쟁사에 비해 연 5%포인트나 낮은 파격 금리를 제시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상품인 ‘신용대출 플러스’ 금리를 연 6.01~9.76%로 책정했다. 1주일 전 금리는 연 5.99~12.75%였다.

업계에선 이례적인 금리 조정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파격 인하로 다른 인터넷은행과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 격차가 5%포인트 넘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미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연 15%에 달하던 금리 상단을 12%대로 조정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최고 금리를 연 1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날 기준 중저신용대출 금리는 연 4.261~14.472%, 중신용플러스대출은 연 7.180~15.0%로 나타났다. 토스뱅크는 연 5.29~15.0%로 신용대출 금리를 정해둔 상태다.

각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금융채 1년 만기 기준 연 3.679%의 기본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케이뱅크는 연 2.30~6.07%의 가산금리를 책정했다. 카카오뱅크(연 3.501~11.321%) 토스뱅크(연 1.60~11.29%)의 금리 상단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선 작년 케이뱅크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가장 낮았던 만큼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이런 조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신용평점 하위 50%인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가계 신용대출 대비 29.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는 31.5%(3조700억원), 카카오뱅크는 30.4%(4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30% 선을 넘겼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12월 인터넷은행의 2024~2026년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를 30% 이상으로 설정했다. 인터넷은행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목표치를 약간 내렸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